중국이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 이후 일본산 수산물 금수조치를 내건 가운데, 미국 정부가 일본산 수산물 대량 구입에 나섰다.
30일(현지시간)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군과 일본 수산업협동조합 간 장기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며 “먼저 가리비를 시작으로 다른 해산물까지 구매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일 미군이 일본산 수산물을 사 먹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전면 금지 이후 구원투수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매뉴얼 대사는 중국의 일본 수산물 금수를 '경제 전쟁'의 일환으로 평가하고 “미국이 여파를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될 방안을 더 광범위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먼저 주일 미군은 지난해 일본이 중국에 가장 많이 수출한 수산물 가운데 하나인 가리비 1t을 구매할 방침이다.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일본산 가리비는 10만t이 넘었다.
이매뉴얼 대사는 “해군뿐만 아니라 군사 기지의 상점, 식당에서 판매할 것”이라며 “점차 해산물 종류를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이 같은 조치에 중국은 불편함을 드러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매뉴얼 대사를 겨냥해 “외교관의 직책은 국가 간 우호를 촉진하는 것이지 다른 나라를 먹칠하거나 양측을 부추겨 시비를 일으키는 게 아니다”고 비판했다.
왕 대변인은 또 “일본의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에 대한 중국의 단호한 반대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며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일본이 전면적인 협력을 제공해 핵 오염수가 바다에 방류돼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을 엄격히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
이원지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