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곽재호 철도연 본부장, “무가선 트램은 피할 수 없는 선택...경쟁력 확보로 세계시장까지 노린다”

곽재호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차세대철도차량본부장
곽재호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차세대철도차량본부장

”친환경 교통수단이 주목받는 현재, 더 많은 곳에서 무가선 트램을 새로운 대안으로 인식되기를 바랍니다.”

곽재호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차세대철도차량본부장은 무가선 트램이 보다 많은 지역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는 트램이 적합하지 않다고 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는 재고해야 하는 생각이라고 곽 본부장은 밝혔다. “향후 무가선 트램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믿음이다.

그는 무가선 트램의 장점이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동일 기간에 버스의 4배 이상 인원을 실어나를 수 있고, 버스나 자가용 자동차와 달리 타이어 등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에서 자유로워 환경적인 면에서도 뛰어나다.

지하철처럼 탑승을 위한 별도 게이트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노약자 입장에서는 타고 내리기 편하다. '수평 엘리베이터'처럼 기능한다. 땅을 파지 않고 구축 가능해 필요 예산도 훨씬 적다.

게다가 도심 환경 개선으로 도심을 재생시키는 수단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그는 “과거에 '우리는 3G 통신으로 충분하다'는 이들도 있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시작 시점에는 향후 발전상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믿음으로 20여년을 달려왔다. 우리나라에서 무가선 트램 연구를 처음으로 시작, 지금까지 이끌어온 이가 그다.

2002년, 당시 미국 디트로이트 자동차 회사에서 인턴을 하던 곽 본부장은 동료와 한국의 고속철도입 관련 대화 중 머리 위 고압전선을 지적하는 동료의 지적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무가선 철도대중교통수단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했다.

그래서 국내 배터리 산업과 연계한 무가선 트램 등 도시철도 개발이 수년 내 가능하다고 판단, 이것이 가능한 철도연에 합류했다. 국내 자동차 대기업 팀장직 제의를 받았지만, 흥미를 좇았다.

이후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곽 본부장은 “처음에는 '어떻게 열차가 배터리로 가느냐'며 사기꾼 취급하는 이들도 있었고, 국가 연구개발(R&D) 과제 창출까지 3년동안 정부부처와 국회, 배터리 기업을 누비며 설득했다”고 말했다.

트램 관련 입법, 기술 및 안전기준 도출에도 그의 손이 미치고 있다.

곽 본부장은 이제 국민들에게 무가선 트램이 꽤 알려졌다고 말했다. 부산 오륙도선 실증사업 등을 통해 실제 무가선 트램이 면면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그런 과정에서 곽 본부장은 2014년 국제철도연맹의 'R&D 이노베이션상'을 받고, 2017년에는 한국공학한림원으로부터 '2025년 대한민국 성장 엔진이 될 미래 100대 기술과 주역'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물론 앞으로 갈길도 멀다. 곽 본부장은 무가선 트램이 더 많은 곳에 도입되도록 돕고싶다고 말했다.

수출도 입에 올렸다. 그는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방산 분야 수출은 우리 철도 영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현재 자율주행 트램 및 차량기지 무인화 등 기술확보에도 열심인데, 이런 노력들이 향후 경쟁력이 돼 동남아, 나아가 미국에의 수출도 이루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