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유명무실' 금융상품자문업, 마이데이터 사업자에 개방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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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마이데이터사업자도 독립금융상품자문업을 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푼다. 금융상품 판매·중개업자가 자문업도 겸할 수 있게 해 제도 실효를 높이고 소비자 편익을 도모하겠다는 복안이다.

금융위는 독립금융상품자문업 관련 샌드박스를 검토 중이다. 최근 마이데이터사업자를 소집해 참여 의사를 타진했다.

이 자리에는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토스 등 빅테크에 로봇어드바이저 스타트업 쿼터백, 마이데이터 사업자 뱅크샐러드 그리고 신한, KB국민 등 3개 카드사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마이데이터사업자는 이달 초까지 금융위에 참여 여부를 회신할 계획이다.

독립금융상품자문업 제도는 2021년 9월부터 시행 중이다. 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 같은 금융회사로부터 독립성을 갖춘 자문업자가 예금, 대출, 펀드, 보험 등 금융상품 구성이나 신용·재무상태에 따른 부채관리 등을 돕는다. 주 수익원은 고객에게 받는 자문료다. 고객 자산과 생애주기를 고려해 금융상품을 추천하고 투자를 권유하는 등 일종의 개인 금융 컨설턴트다.

제도 논의 당시부터 독립성을 우선시 했기 때문에, 현행법 상 금융상품을 판매하거나 중개하는 사업자는 자문업 겸업이 불가하다. 때문에 제도 도입 이후 등록이 없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앞서 2017년 도입됐지만 '0건 등록' 오명을 쓴 독립투자자문업(IFA)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금융당국은 샌드박스를 통해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자문업 영위 할 때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검증할 방침이다. 마이데이터가 안착한 만큼 이들 사업자에 자문업을 겸하게 해주면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기대다. 샌드박스를 운영 해보고 소비자 편익이 크고 사업자 비즈니스 모델로도 가능성을 본다면 이익 상충 문제 등 부작용 방지책을 갖춰 제도를 개선하는 것까지 추진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문을 하려면 기본 데이터가 필요한데 (제도 출범 당시에는) 심도깊은 정보가 쌓여있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확보한 정확한 데이터 기반으로 직접 자문업을 운용할 수 있게 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은 일단 샌드박스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현재 투자성, 보험성 금융상품들은 중개가 되고 있지 않은 상황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에게는 일종의 사각지대”라면서 “샌드박스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빅테크 관계자는 “자문 수수료 등 이해를 따져야 할 사항이 남아있지만 해볼만하다는 판단 아래 검토하고 있다”면서 “다만 앞선 대출, 보함 플랫폼들처럼 기존 금융권 위주로 판이 형성되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서정화 기자 spurif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