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핵심 부품 국산화율 50% 미만…기술 확보 서둘러야”

우리나라 로봇산업이 국내외에서 새로운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주요 부품 관련 기술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제조용 로봇을 기준으로 50%를 밑도는 핵심 부품 국산화율이 시장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글로벌 로봇산업 지형 변화 및 국내 정책 대응 방향' 보고서를 발간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 시장은 2021년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 17.4%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자동화 추세가 이어지는 데다 기술혁신으로 산업용 로봇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글로벌 산업용 로봇 설치 대수는 역대 최다인 53만1060대를 기록했다. 지난 2018년 42만3000대에서 10만대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제조용 로봇 산업경쟁력은 세계 최고 선도국가와 비교해 91~93% 수준에 머무는 실정이다. 보고서는 한국의 경쟁력이 일본, 독일, 스위스, 미국에 이어 5위라고 전했다. 또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에도 6위 중국과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제조용 로봇은 글로벌 선도 기업이 보유한 록인 효과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국내외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로봇 산업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국가 경제 성장동력의 한 축을 상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글로벌 로봇산업 지형이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완제품 제조역량 강화는 물론 부품, 소프트웨어(SW)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산업연구원(KIET)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제조용 로봇의 구조부·제어부 부품 국산화율은 50% 안팎이다. 부품별 국산화율은 모터 38.8%, 감속기 35.8%, 센서 42.5%, 제어기 47.9% 수준에 불과하다. SW도 30%대다.

특정 부품 공급망이 막히면 사실상 국내 기업들의 로봇 제조 자체가 어려워지는 셈이다. 예컨대 고정밀 감속기와 서보모터는 현재 일본 기업이 글로벌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통신 등 로봇 후방산업 기술을 로봇에 융합해 기술 고도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봤다.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중국과의 품질·가격 경쟁을 대비해 저비용·고품질 제품 개발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또 정부가 2024년부터 2028년까지 총사업비 3000억원을 투입하는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사업이 우리나라 로봇 생태계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보고서는 미·중 무역분쟁에 따라 글로벌 로봇산업 공급망이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국내 산업계가 긴밀하게 협력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로봇 핵심 부품 국산화율 50% 미만…기술 확보 서둘러야”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