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출마를 결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 6명은 푸틴 대통령이 최소 2030년까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내년 3월 24일 러시아 대선에 나서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전했다.
지난 6월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을 이끌고 무장 반란에 실패한 이후로 푸틴은 정규군 핵심 근거지인 군대와 수도인 모스크바 외곽에서 지지율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국방비를 포함한 예산 지출이 급증하는 한편, 푸틴 대통령이 각종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소식통은 “결정이 내려졌다. 그(푸틴 대통령)는 출마할 것”이라고 했으며 또 다른 소식통은 “결정이 내려짐에 따라 푸틴의 측근들이 선거운동과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출마와 관련한 내용은 지난달 러시아 매체 코메르산트가 처음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해당 보도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다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출마 소식에 대해 “선거 운동은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강력한 경쟁상대가 부재한 상태에서 80%라는 높은 지지율을 누리고 있는 푸틴 대통령의 출마가 사실이라면 사실상 당선이 확실하다는 것이 외교관들의 전망이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다면 푸틴 대통령은 2030년까지 6년 더 권력을 유지하게 된다. 현재 71세 그에게 6년의 집권 시기가 더해진다면 사실상 '종신 집권'이다.
이미 푸틴 대통령은 약 30년간 집권한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 이후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 집권한 대통령이며,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재임 기간(18년)을 넘어선 지 오래다.
다만 현재 푸틴 대통령은 수십 년 만의 최대 위기를 맞은 러시아를 이끌어야 하는 위기에 봉착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 경제가 흔들리고 있으며, 루블화의 하락으로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는 한편 국가 전체 예산 지출의 1/3이 국방비로 나가고 있다. 여기에 바그너 그룹의 반란으로 내부 분열 역시 넘어야할 산이라는 평가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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