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에서 70년 만에 처음으로 '킹스 스피치'(King's speech)가 열린다.
킹스 스피치는 영국 입헌군주제가 탄생한 과정에서 왕권과 의회 권력의 견제 과정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행사이기도 하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재임 중에는 '퀸스 스피치'(Queen's speech)라고 불렸다.
찰스 3세 국왕은 7일(현지시간) 즉위 후 처음으로 의회 개회식에서 정부의 추진할 주요 법률 안을 발표한다.
찰스 3세 국왕은 지난해 이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대신해 연설을 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 5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거동 불편을 이유로 왕세자였던 찰스 3세에게 의회 개회 연설을 맡겼다. 이를 두고 왕위 이양이 서서히 이뤄지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왔다.
7일 국왕은 마차를 타고 버킹엄궁에서 웨스트민스터까지 이동한다.
국왕이 웨스트민스터에 도착하면 군주를 위한 출입문으로 입장하고 상원 왕좌에 앉는다. 이어 '블랙 로드'가 하원으로 의원들을 데리러 가는데 이때 전통에 따라 의회 독립성을 보여주기 위해 하원은 문을 닫는다. 관례에 따라 하원 의원 가운데 한 명은 국왕의 안전한 귀환을 보장하기 위해 인질로 잡힌다.
국왕은 킹스 스피치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법률안들을 읽는다. 킹스 스피치는 10분 정도 소요되며, 전 과정은 TV로 생중계된다.
정부가 의회에 제안할 법안 패키지는 20여 개로 노조 파업 시 철도 등 주요 부문에 대한 최소 서비스 수준 설정, 애플 아이폰 등 기업이 제공하는 보안·개인정보보호 기능에 대한 내무부 사전 승인 의무화, 임대료 시스템 개혁 등이 거론되고 있다.
BBC는 북해 석유·가스 신규 개발 허가, 단계적 담배 판매 금지, 잉글랜드 축구 신규 규제 기관 설립, 피고인 선고공판 강제 참석, 해외 교도소 공간 임대, 절도 재범 시 징역형 의무화 등이 담길 것이라고 보도했다.
킹스 스피치가 끝나면 약 2시간 뒤 하원 의원들이 모여 연설 내용에 대해 토론을 시작한다. 이 토론은 5일가량 이어진다.
한편, 찰스 3세는 영국 윈저 왕조 제5대 국왕으로 지난해 9월 8일 즉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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