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폐암 인식 증진의 달'을 맞아 폐CT를 직접 찍어봤다. 의료 인공지능(AI) 기술 발달로 요즘엔 폐CT 하나로 폐 이상 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까지 15분 만에 검출해낸다.
의료AI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AI는 방대한 양의 의료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분석한다. 전문가의 실수 방지, 빠른 의사결정, 운영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가져다준다. 의료현장에선 “숙련된 전문의 3~4년차 역할 이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의료AI는 1~3㎜처럼 작은 질환도 빠짐없이 잡아낸다.
많은 장점 덕분에 의료AI는 고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의료AI는 2021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약 37% 고성장이 예상된다. 2030년에는 약 1900억 달러 규모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약 773억원 규모 시장이 연평균 약 46% 고성장을 이어가며 2026년에는 약 745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선 내년에 본격적으로 의료AI 산업이 만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26일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디지털 치료기기와 AI 의료기기에 구체적인 건강보험 수가 적용안이 제시됐다. 디지털 치료제와 의료AI의 경우 대체 가능한 기존 의료기술이 존재하기 때문에 선별급여 수가를 적용하고, 업체 선택에 따라 비급여도 선택할 수 있다. 첫 건강보험 적용AI 의료 솔루션은 제이엘케이의 'AI 허혈성 뇌졸중(뇌경색) 유형분석'이 됐다. 이를 시작으로 의료AI 업체들의 건강보험 등재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의료AI는 해외에서도 빠르게 성장중이다. 이스라엘 비즈에이아이(Viz.AI)는 미국에서 식품의약국(FDA) 허가와 건강보험 수가를 적용 받으며 외형이 빠르게 성장한 기업이다. 딥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한 뇌질환 식별 및 진단 서비스로 뇌졸중 한 종류인 대혈관폐색(LVO)을 자동으로 스캔해서 진단을 보조한다. 2021년 매출액은 약 1200만 달러 수준이었으나 보험 수가 적용 이후 2022년에는 약 8500만 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미국 라피드에이아이(Rapid AI)도 AI를 이용한 뇌졸중 진단 및 영상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다. 미국에서 보험수가가 적용돼 활발하게 의료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HeartFlow의 FFRct도 FDA 허가 및 메디케어 수가를 적용 받았다. FFRct는 관상동맥 CT 결과 분석 시 보이지 않는 혈액 흐름 상태까지 AI 기술로 분석한다. 2018년부터 미국, 영국, 일본에서 보험 수가 적용을 받아 2021년 매출액 약 3600만 달러에서 2022년 약 7500만 달러로 매출이 껑충 뛰었다. 미국 AI 의료 기업들은 기업가치가 2조~4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의료AI는 건강보험 시장에 진입해 내년부터 매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의료AI 기업들은 해외 진출 시도도 활발히 하고 있다. 의료AI 시대는 이제 시작이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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