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머크가 '올레도스' 시장에 가세한다. 올레도스(OLEDoS) 디스플레이 상용화에 필요한 핵심 소재를 공급한다. 올레도스는 실리콘 기판 위에 유기물을 증착한 패널로, 확장현실(XR)용 디스플레이로 부상하고 있는 제품이다. LCD·OLED 원천 기술을 보유한 머크가 올레도스로 발을 넓혀 주목된다.
다미엔 툴루 머크 디스플레이 솔루션 비즈니스 총괄(수석부사장)은 최근 한국을 찾아 전자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고객사들의 '올레도스' 개발에 머크가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며 “머크의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사업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올레도스는 1인치 안팎의 작은 화면에 초고해상도(수천 PPI 이상)를 구현한 디스플레이다. 소니가 애플 비전프로에 처음 상용화했으며, 삼성디스플레이도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작은 OLED라는 의미에서 마이크로 OLED로 불리기도 한다.
머크가 개발 중인 올레도스 소재는 대표적으로 발광층 소재와 박막(씬 필름) 봉지가 있다. 발광층 소재는 빛을 내는 것이며, 박막 봉지는 공기와 습기를 차단하는 소재다. 올레도스는 실리콘 웨이퍼 위에 유기물을 증착한 뒤 박막 봉지 작업을 거친다. 머크는 패널사에 공급 중인 발광층 소재와 반도체 공정에 제공한 씬 필름을 기반으로 올레도스 제조 공정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툴루 총괄은 사업 구조 상 머크가 올레도스를 포함한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핵심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머크의 전자재료 사업은 크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으로 나뉜다.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술이 필요한데, 머크는 이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툴루 총괄은 “가상현실이나 확장현실 기기는 디스플레이 이상으로 다양한 기술이 융합돼야 구동이 된다”며 “디스플레이 뿐만 아니라 반도체 기술과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머크는 액정(LCD)소재에서도 경쟁력을 보유한 만큼, 실리콘 웨이퍼 위에 LCD를 올린 '엘코스(LCoS)' 사업을 전개하는 데도 유리한 위치라고 덧붙였다.
다만 XR용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는 최소 5년 이후에 시장이 본격 개화될 것으로 전망해 중장기 사업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툴루 총괄은 부연했다.
시장 상황에 따라 국내 연구개발(R&D) 및 생산 시설 투자도 기대된다. 머크는 고객에게 가장 가까운 곳에서 협력한다는 현지화 전략 아래 한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2021년 6억유로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이후 OLED 생산 설비 증축과 반도체 소재 기업 인수 등을 추진하고 있다.
툴루 총괄은 “고객사 요구 사항을 빠르게 파악해 어떤 방향으로 투자를 이어갈지 검토 중”이라며 “가장 현지화된 글로벌 파트너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