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독자 개발한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엔진을 스마트홈 플랫폼 'LG 씽큐'에 처음 탑재했다. 기존 '구글 어시스턴트'를 대체한다. 플랫폼에 연동된 모든 가전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음성 제어할 수 있다. 추후 'AI 음성 비서'로 고도화해 삼성 '빅스비'에 대항할 무기로 키울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최근 'LG 씽큐' 앱을 통해 음성인식 기능 시범 적용을 시작했다.
이 기능은 LG 씽큐에 연동된 자사 가전을 음성으로 명령·제어하도록 돕는다. 전원을 켜고 끄거나 제품 상태 확인, 모드 설정, 온도 제어 등이 대표적이다. 대상 제품은 세탁기, 건조기, 스타일러, 로봇청소기, 냉장고,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14종이다. 기기 제어뿐 아니라 수리 서비스 예약이나 서비스·매장 찾기 등 서비스 문의도 음성으로 가능하다. 고객 사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도화한 다음 이르면 내년 초 정식 서비스한다.
LG전자가 스마트홈 플랫폼에 독자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한 것은 고객 편의성 확대와 플랫폼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다.
LG씽큐는 기존에도 음성명령 기능이 있었지만 구글 어시스턴트가 매개였다. 자사 솔루션이 아니다 보니 고객의 별도 가입이나 설치가 필요했고, LG 가전만의 특화 기능 지원도 어려웠다. 독자 알고리즘이 적용되면 LG 씽큐 앱 하나로 자사 가전의 음성제어가 간편해진다.
최근 스마트홈 시장에 불고 있는 매터, HCA 표준 등에 대응하는 목적도 있다. LG전자 역시 추후 UP가전, 맞춤형 AI 기능 등 혁신 가전 기능을 독자 음성인식 알고리즘으로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LG전자는 이 알고리즘을 가전 제어를 넘어 고객 일상생활까지 지원하는 'AI 음성 비서'로 키울 방침이다. LG전자는 지난 7월 소프트웨어(SW) 기반 스마트홈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삼성전자와 한판 대결도 관심사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10년대부터 각각 'S보이스' 'Q보이스'라는 음성인식 서비스를 스마트폰에 탑재, 해당 분야에서 경쟁을 펼친 바있다. 삼성전자 S보이스는 빅스비로 확대 개편해 스마트폰, 가전, TV, 스마트 기기 등을 아우르는 음성인식 플랫폼 생태계를 단단히 구축했다. 반면 LG전자는 2021년 스마트폰 사업 철수로 Q보이스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번에 LG전자가 씽큐 보이스로 AI 음성 비서 서비스를 내놓는다면 빅스비 대항마가 될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독자 음성인식 기능은 고객 편의성 확대와 장애인의 접근성 향상에 기여하는 목적이 있다”며 “추후 이를 고도화해 고객 생활에 다양한 도움을 주는 플랫폼으로 확대 개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