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는 정보와 커뮤니케이션 생태계를 완전히 변화시켰습니다. 기술적 환경이란 언제나 사회적 맥락을 통해 매개되면서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전자신문이 주관한 '2023 ICT R&D 주간'에 9일 마련된 '디지털 인문융합 콘서트'는 디지털과 미디어, 인문학과 융합 전략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조은주 전북대 교수는 “이용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은 달라져도 네트워크화된 대중의 일원이 돼 참여하는 활동은 유사하다”며 “사회적 연결과 자율성에 대한 욕구는 같다”고 전했다. 이어 “변화하는 기술적 환경 중요성과 그 효과에 주목하면서도 세대 내 이질성의 차원을 간과하지 않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제3의 장소는 제1의 장소(집), 제2의 장소(일터)와는 다른 틈새공간이자 중립지대다. 술집이나 커피숍이 대표적이다. 조 교수는 소셜미디어가 비공식적인 공적 삶을 가능하게 하는 제3의 장소라고 봤다. 오늘날 소셜미디어는 청소년들이 모이는 거리와 골목, 친구의 방, 공터나 주차장 같은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소셜미디어 사회적 교류의 성격은 '사적인 것' 또는 '공적인 것'이라기보다 일상적이고 비공식적인 동시에 공적인 성격을 가진다”고 말했다.
현실 세계에서 실제의 사람들 사이에 나타나는 이질성만큼 디지털 세계에서의 이질성 역시 존재하고 작동하며 두 세계는 서로 밀접하게 교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교수는 “청소년들은 자신의 정체성, 친구, 관계, 그들과의 네트워크, 그리고 타인에 대한 태도와 가치, 욕망 등과 더불어 디지털 세계에 접속한다”고 밝혔다.
이날 자리에선 메타휴머노이드도 소개됐다. 메타휴머노이드는 기존 휴머노이드 로봇의 물리적 제약을 넘어 디지털 휴먼과 합쳐서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로봇 기술이다.
임화섭 KIST 인공지능연구단장은 “ 확장 현실(XR) 기술을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에 실제 사람처럼 보이는 디지털 인간의 모습을 입힌다”며 “로봇이 실제 사람처럼 보여서 사람들이 좀 더 자연스럽게 로봇과 상호작용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임 단장은 “휴머노이드 로봇에 디지털 휴먼을 증강시키면 불쾌한 골짜기 현상을 넘어서면서도 실제 사람처럼 느끼고 상호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 매트릭스에서는 순수한 디지털 휴먼이 실제 사람으로 들어오는데, 그 사람의 의식은 어떻게 되었을까에 대한 의문이 있다”며 “아마 의식은 있지만 디지털 신호가 몸을 지배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 휴먼 기술을 활용하면 사용자 요구나 개인의 취향, 심지어 현재의 유행을 반영한 외형을 쉽고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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