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서커스단을 탈출한 사자가 거리를 배회해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다.
이탈리아 공영 방송 라이(RAI)에 따르면 지난 11일(현지시간) 로마 인근 소도시 라디스폴리의 주택가에 갑자기 사자 한 마리가 출몰했다.
다음날 이곳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이던 서커스단이 키우던 수사자가 우리를 탈출해 주택가까지 이동한 것이다.
경찰은 오후 3시경 서커스단 근처에서 첫 포획 시도를 했으나 실패했다. 사자는 마취총을 맞았지만 도망쳤다.
라디스폴리 당국은 주민들에게 외출 자제령을 내렸고 SNS에는 사자 목격담이 올라오기도 했다.
경찰은 5시간여의 추적 끝에 마취총을 쏴 사자를 붙잡았으며 별다른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서커스단의 동물 조련사 로니 바살로는 사자가 사람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자는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사람들을 만났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사람을 공격하려는 본능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서커스단에서 동물을 가둬두고 구경거리로 만드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유럽에서는 20개 이상의 국가가 동물의 서커스 묘기를 금지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도 관련 법이 의회를 통과했지만,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