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와 PG업계 갈등이 확산일로다. 비씨카드가 PG업 진출을 타진하면서 PG업계가 골목상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PG사들은 비씨카드 PG업 진출이 공정경쟁을 해치는 행위라며 중단을 요청했다. 반면 비씨카드는 가맹점 요청에 의한 프로세싱 업무 대행으로, 본연 업무에 해당한다면서 맞서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PG협회는 지난달 30일 비씨카드에 '신용카드 가맹점에 대한 PG업계 의견 및 사실 확인 요청'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비씨카드 대형 가맹점 인터넷 거래에 대한 PG업 영업행위가 상호 우호적인 관계를 해칠 우려가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PG업 영업행위 중단을 촉구하면서 이달 8일까지 이와 관련 공식 입장도 요청했다.
PG협회 관계자는 “비씨카드가 사실상 PG업 진출을 추진해 공식 입장을 요청했다”며 “8일까지 답변해달라는 PG협회 요청에도 여전히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PG란 '페이먼트 게이트웨이' 약자로, 온라인 결제대행사를 말한다. 대표 PG사로는 NHN KCP, 토스페이먼츠, KG이니시스 등이 있다.
PG사는 가맹점에서 물건을 살 때 가맹점과 카드사 사이에서 결제를 중개하는 역할을 한다. 통상 오프라인 결제에는 '가맹점-밴사-카드사' 구조이지만, 온라인 결제에서는 '가맹점-PG사-밴사-카드사' 구조다. PG사 주된 업무는 가맹점을 모집해 소위 대표 가맹점으로 카드사와 계약을 맺는다. 또 지급결제 정보를 주고받는 솔루션을 구축하고, 대금을 정산하는 일을 한다. 이에 따라 카드사는 이들의 가맹점에서 발생한 매출액 일부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PG업계는 비씨카드가 일부 대형 가맹점에 PG사와 밴사를 거치지 않는 EDI(electronic Data Interchange) 형태로 참여하려 한다고 주장한다.
이럴 경우 기존 '가맹점-PG사-밴사-카드사'가 '가맹점-비씨카드-카드사' 구조로 변하게 된다. PG사는 매출과 더불어 수익이 사라지고, 밴사는 기존 카드사에 받는 수수료 수익도 사라지게 된다.
PG협회 관계자는 “비씨카드가 대형 가맹점 EDI 형태 프로세싱 업무에 참여하는 것은 영세 PG사에 대한 골목상권 침해”라며 “PG사와 밴사에 주던 비용을 향후 대형 가맹점에 대한 협상 카드로 사용하면 공정경쟁을 해칠 수 있다”고 토로했다.
비씨카드는 PG협회 주장이 터무니없다는 반응이다. PG 영업 일부를 위탁받은건 사실이지만, 이는 자체 판단이 아닌 대형 가맹점 요청이라는 주장이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내용의 사실관계가 틀려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은 것”이라며 “일부 대형 가맹점이 자체 PG사업을 하겠다고 선언했고, 카드사와 연결하는 부분에서 비씨카드 쪽에 일부 업무 위탁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씨카드는 높은 수수료가 대형 가맹점 자체 PG사업에 시발점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대형 가맹점 입장에서 PG사가 요구하는 수수료가 과도하다고 생각해, 이럴 바엔 자체 PG사업을 내재화하자는 쪽으로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 “비씨카드 본래 전문영역이 프로세싱인 만큼 회사로써 정당하게 업무를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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