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이 정보공개서 등록을 취소하며 사실상 가맹사업을 종료했다. 현재 판매점 전환 작업이 90% 완료한 상황에서 남은 점주도 설득해 완전히 가맹사업에서 손을 뗀다는 계획이다. 향후 LG생활건강은 브랜드 직영몰 확대로 온라인 공략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지난달 31일부로 더페이스샵, 네이처컬렉션이 정보공개서 등록이 취소됐다. 정보공개서 등록 취소는 가맹사업을 중단하거나 더이상 가맹점을 모집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LG생활건강은 이미 가맹사업 철수를 밝혀왔기에 해당 절차는 사실상 가맹사업 종료다.
지난 7월 LG생활건강은 가맹사업 철수를 밝힌 바 있다. 이후 사업 철수 작업의 마무리를 위해 개별 점주와 접촉해 기존 가맹계약을 제품공급계약으로 전환하고 있다. LG생활건강에 따르면 현재 경영주의 90% 이상이 물품공급계약으로 전환하거나 자진 폐업하기로 했다. 점주가 계약을 제품공급계약으로 전환하면 이제는 자사 제품뿐 아니라 타사 브랜드 화장품도 자유롭게 취급할 수 있다.
최근 공정위에서 LG생활건강 가맹계약 전환 작업에서 가맹사업법 위반 가능성을 지적한 바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물품공급계약으로 전환하지 않은 매장에 대해서는 기존 계약대로 정상적으로 물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특정 시기를 정해놓고 남은 경영주와 판매점 전환을 협의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논의해 설득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의 가맹사업 철수 결정은 국내 화장품 시장이 '온라인'과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중심의 '편집샵'으로 소비자의 구매 패턴이 바뀐 영향이다.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로드숍이 존폐 위기를 겪고 있다. 공정위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화장품 업종 가맹점 수가 코로나 직전인 지난 2019년 3407개에서 지난해 1676개로 줄었다.
LG생활건강 화장품 사업은 부침을 겪고 있다. 지난 3분기 화장품 매출액은 670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 줄고 영업이익은 80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88% 감소했다. 중국 소비 심리 위축으로 화장품 사업 부문 수익성이 악화한 데다 가맹점 사업 종료 등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여파다.
앞으로 LG생활건강은 실적 개선을 위해 브랜드 직영몰을 확대해 온라인 공략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가맹사업을 철수하고 직영 온라인 몰을 통해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한다. 최근 LG생활건강은 대표 화장품 브랜드 △더후 △숨 △오휘 △글린트 등 4개 브랜드 직영몰을 개설했다. 또 온라인 직영몰 오픈과 함께 지난 7일부터 통합 멤버십 'L케어 멤버스'도 적용하기 시작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가맹사업 정보공개서에 자진 등록 취소함으로써 사실상 가맹사업은 종료된 것”이라며 “앞으로 직영몰 정책을 전개해 브랜드별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제품 정보부터 구매까지 한 번에 알아볼 수 있는 채널을 통해 충성 고객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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