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이 지역특화산업을 물산업 분야로 정한 것은 글로벌 물위기 극복이라는 세계적 추세를 반영한 결과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물 위기가 수자원과 담수 생태계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으며 식량 안보, 복지, 환경에 연간 약 58조달러(약 7경8271조원)에 달하는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0%에 해당한다.
세계 인구의 절반이 매달 물 부족을 겪고 있으며 WWF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기업, 금융 기관이 합심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서 추진하는 'AI융합지역특화산업 지원' 공모에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컨소시엄이 선정된 것도 이 때문이다.
대전은 대청 다목적 댐 등 대형댐, 3대 하천(갑천·유등천·대전천)과 상하수도 인프라스트럭처 등이 잘 발달돼있다. 또 물관리 산업의 메카라 할 수 있는 한국 수자원 공사 본사가 있는 도시다.
대전은 물 산업의 생태계를 인공지능(AI)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최적의 여건도 보유했다. 대덕의 풍부한 AI 연구 인력, AI 중심의 소프트웨어 산업 구조, 연구개발(R&D) 역량을 갖췄다. 또한 본 사업을 통해 작년에 구축한 대전 디지털 물산업 실증랩은 물산업에 AI,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으며,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운영하는 디지털워터플랫폼와 연계 운영해 디지털 물산업 육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지역 특화산업인 디지털 물산업 분야 7개 수요기업과 9개 AI개발기업을 매칭해 누수탐지, 침수감지, 상수관로탐지, 수자원관리예측(지하수·홍수), 지능형밸브, 잔류염소예측, 유량탐지 솔루션을 개발, 현장 적용과 성능 검증을 완료했다. 수요기업은 AI를 도입하면서 사업을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으며 공급기업은 새로운 기술을 더 고도화 할 수 있게 됐다.
개발 및 현장 적용을 마친 솔루션 8종은 수요기업의 생산성을 7% 향상시켰고, 59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했다. 수요기업인 삼진정밀과 개발기업인 위플랫은 개발 제품의 특허 등록을 마쳤고 조달청 우수제품 등록을 준비하고 있다.
대전시는 'AI융합지역특화산업 지원' 사업 성과를 토대로 지역 기반의 물전문 기업과 AI 기반의 디지털 혁신 기업이 협력하여 도심과 주변지역이 안고 있는 다양한 물문제(수질, 누수, 홍수, 가뭄 등)를 지능적으로 해결하는 미래형 디지털 도시를 구축해나갈 예정이다. 이렇게 축적된 경험과 기술은 대전을 넘어 대한민국을 물산업 선진국으로 만드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다.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이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23 스마트시티엑스포(SCEWC)'에 위플랫, 가온플랫폼, 에셈블 등 AI 개발 기업의 전시 부스를 지원하기도 했다.
한선희 대전시 전략사업추진실장은 “이번 사업 수행으로 고부가가치 기술집약 산업으로 부상 중인 물 시장에서 국내외 경쟁력을 확보하고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된 것이 큰 성과”라며, “AI 기술을 융합한 물 관리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시민 삶의 질을 개선하고 디지털 물산업을 대전시 미래 먹거리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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