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안 사랑'에 빠진 中, 베트남 농가들 커피나무 갈아엎었다

최근 중국에서 열대과일 '두리안 열풍'이 불자 커피를 재배하던 베트남 농부들이 커피나무를 뽑고 두리안 재배에 나서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최근 중국에서 열대과일 '두리안 열풍'이 불자 커피를 재배하던 베트남 농부들이 커피나무를 뽑고 두리안 재배에 나서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최근 중국에서 열대과일 '두리안 열풍'이 불자 커피를 재배하던 베트남 농부들이 커피나무를 뽑고 두리안 재배에 나서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재배작물 단일화로 중국 수출이 막힐 경우 지역 경제가 한번에 무너질 수 있다며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로부스타 커피를 생산해 전 세계로 수출하던 베트남 중부 고원지대가 두리안 산지로 급격히 바뀌고 있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베트남의 두리안 대규모 수출을 허가하자 소득을 늘리려는 농부들이 앞다퉈 커피 대신 두리안을 재배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 농부는 같은 재배 면적이면 두리안이 커피보다 5배 많은 소득을 안겨준다고 전했다.

중국이 지난해 동남아시아에서 수입한 두리안은 80만t이 넘는다. 특히 베트남 두리안 수출 물량의 90%가 중국으로 향했다. 글로벌 데이터업체 CEIC의 집계를 보면, 최근 몇 달간 베트남의 과일·채소 수출의 약 60%는 중국으로 향했다. 10년 전에는 중국 비중이 3분의 1 정도였는데 현재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정부는 이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베트남 농업부는 올해 초 많은 농부가 커피와 쌀과 같은 전통 작물을 버리고 두리안에 적합하지 않은 땅에 두리안을 심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영 언론도 '무모한 두리안 재배'라고 지적했고, 농업 전문가들도 중국 이외의 수출 시장을 찾고 두리안의 국내 소비도 늘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라는 대형 시장에 수출할 기회가 열리면 농업 벨트 전체가 '올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지역경제가 취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