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부터 악화 일로를 걷던 미·중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양국 갈등 완화의 단초를 마련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역대 논의 중 가장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가장 시급한 사안에 대해 중국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펜타닐 등 불법 마약 제조와 밀매 대응에 양국이 협력하기로 했다. 그동안 중국 측의 무응대로 지연됐던 양국간 고위급 군사 대화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내년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내부 문제와 외교적 위험 부담을 완화시키는 두 가지 해법을 중국으로부터 받아낸 셈이다. 기술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을 핵심 키워드로 내세웠다. 양국은 AI의 위험성과 안전성을 논의할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의 관심을 모은 무역·경제 제재 완화와 관련한 구체적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아직 남아있는 앙금과 미묘한 갈등이 표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G2 양국이 더 이상의 충돌을 피하고 핫라인 설치 등 대화의 창구를 열어놨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도 “중국과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경쟁적”이라면서도 “이를 합리적으로 관리해 충돌이라는 결과를 피하는 것이 나의 책임”이라고 강조한 배경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의 면밀한 대응이다. 그동안 최대 교역국임에도 한중 교역이 대폭 줄어든 것은 미중 갈등의 영향이 컸다. 이는 곧 수출의 장기 부진으로 연결돼 우리 경제에 짐으로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미중 양국의 갈등 완화 조치를 면밀히 관찰하고, 한중 교역 회복과 관계 정상화 등을 위한 로드맵을 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