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과 다른 부진한 실적으로 논란이 된 파두가 상장 전에는 실적이 급락할 지 예상 못했다고 밝혔다. 고객사의 갑작스런 발주 중단에 따른 것이었다고 주장하며, 실적 하락 인지 여부 등 의혹에 대해 금융당국에 성실히 소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적 회복과 고객 다변화를 통해 신뢰를 다시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원종택 파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5일 전자신문과 만나 최근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파두가 서면으로 입장문 낸 것 외 별도로 인터뷰에 나선 건 처음이다.
파두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제어하는 컨트롤러 칩을 주력으로 하는 반도체 회사다. 지난 8월 1조원이 넘는 기업 가치를 평가받으며 코스닥 시장에 진입했지만 2분기와 3분기 회사 전망치를 훨씬 하회하는 실적을 내놨다. 이에 부실 상장 논란이 일었다. 파두는 상장하며 올해 매출 전망치(가이던스)로 1200억원을 제시했지만 1분기 176억원, 2분기 5900만원, 3분기 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원 CFO는 “낸드플래시 시장이 예상보다 악화됐고 이에 따라 2분기 고객사 발주가 연기됐지만 3분기 시장이 회복되면 기존 가이던스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3분기에도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매출 회복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감독원이 파두 상장 과정에서 위법 소지가 있었는지 파악하고 있다. 위법 소지가 발견되면 공식적인 조사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원 CFO는 “금감원에서 여러 사항에 대한 설명 요구가 있다”며 “세부 사항을 모두 공개할 순 없지만 성실히 답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두는 2~3분기에 취소됐던 고객사 발주가 재개됐다고 밝혔다. 기존 북미 데이터센터 사업자와 우주항공기업 최종 고객사 두 곳에서 연기됐던 주문이 다시 시작됐다는 것이다. 4분기 매출에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파두는 고객사가 2곳 뿐이어서 이들의 발주 연기가 실적에 직격탄이 된 것으로 보인다.
파두는 SSD 전문 업체 신규 고객도 두 곳을 추가 확보했으며 이 역시 4분기 매출에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글로벌 낸드 플래시 제조사와 공동 기술 개발을 진행하는 등 고객 다변화에도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 CFO는 “시장 침체의 영향이라고 하더라도 회사가 책임감을 가지고 실적을 빨리 회복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실적 개선으로 시장 신뢰를 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