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가 인공지능(AI)과 정밀의료 등 혁신 기술과 첨단 산업을 연계한 정밀의료복합도시로 거듭난다. 공공기관과 기업,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빅데이터 리빙랩 모델로 의료 혁신을 이끌어내고 수요 맞춤형 기술을 개발한다는 로드맵을 세웠다.
춘천시는 22일 강원대 KNU스타트업큐브에서 '춘천 정밀의료 빅데이터 리빙랩 기업혁신파크 포럼'을 개최했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권혁열 강원특별자치도의장, 육동한 춘천시장, 이재준 춘천성심병원장 등 지역 산·학·연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기업혁신파크 선도사업의 효율적인 추진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했다. 기업혁신파크 선도사업은 민간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해 지역 거점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선정된 도시와 사업 시행자에게 면적규제 완화, 개발절차 간소화, 도시·건축규제 인센티브 강화 등의 혜택을 준다. 입주기업은 법인세와 국·공유지 임대료를 감면받을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공모를 거쳐 연내 선도사업지구 두 곳 이상을 선정할 예정이다.
춘천시는 강원도에서 유일하게 선도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춘천시는 남산면 광판리 110만평 부지에 정보기술(IT), 바이오 분야 등 첨단지식산업을 총망라한 기업혁신파크를 건설할 계획이다. 국내 IT 업계를 선도하는 더존ICT그룹이 앵커 기업으로 참여했다. 춘천시에 따르면 사전 입주 수요조사에서 350개 기업이 투자 의사를 밝혔다.
춘천시는 기업혁신파크를 AI 정밀의료 융합 기회발전특구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바이오·디지털바이오·데이터 등을 역점분야로 삼고 건강기능식품과 진단기술, AI신약, 정밀의료, 디지털치료제 등 핵심 산업을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더존비즈온,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한국수자원공사 등이 협력기업으로 참여하고, 강원대, 한림대, 강원연구원 등 11개 기관·단체도 함께한다.
구체적으로는 정밀의료 빅데이터 리빙랩 모델을 내세웠다. 리빙랩은 지역 공동체가 일정한 공간에서 공동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 활동을 말한다. 아이디어 단계부터 기술개발, 시제품, 시장 출시 등 단계마다 사용자와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수요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BM)을 구축할 수 있다.
김민선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융합기술연구소장은 “사회문제 해결형 리빙랩은 결과의 유효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운영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면서 “정밀의료와 빅데이터를 결합한 리빙랩은 사업참여자의 임상실험 프로토콜 설계 경험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원도는 평창군, 정선군 등 남부내륙권에 조성하는 디지털헬스케어 혁신센터에 리빙랩을 도입한다. 원격의료를 확대한 디지털 협진병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디지털헬스케어 기업은 지역주민에게 건강관리 기기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지역주민은 피드백을 제공하며 기기 성능 향상에 기여하고 반대급부로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 지역소멸에 대응하는 리빙랩 모델 역량을 쌓고 이를 춘천 기업혁신파크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완성형 보건의료 데이터 생산·활용 생태계 구축을 위해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윤완태 강원특별자치도 테크노파크 팀장은 “기술적 완성보다는 1차병원을 넘어 대학병원까지 원격 협진이 이뤄지는 제도적 기틀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대학병원이 보유한 풍부한 데이터 활용을 가로막는 규제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춘천(강원)=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