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국빈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글로벌 연구 협력 강화'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또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과 관련해 '선 제도 개선, 후 예산 확대' 기조를 분명히했다.
윤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런던 왕립학회에서 열린 '한·영 최고과학자 미래 과학기술 포럼'에 참석해 “영국 왕립학회 회원들과 같은 세계 최우수 연구자들과의 글로벌 연구협력과 교류를 적극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왕립학회는 영국 왕실에서 공인한 과학자들로 구성되며, 아이작 뉴턴, 찰스 다윈, 스티븐 호킹 등 세계적인 과학자들이 소속됐던 모임이다.
윤 대통령은 과학기술 협력 파트너로서 영국과의 공고한 연대를 제안했다. 그는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면 더 멀리 볼 수 있다'는 아이작 뉴턴의 말을 인용해 “오늘날 양국 최고 과학자들의 연대와 협력이 양국 젊은 과학자들에게 거인의 어깨가 되길 기대한다”며 “왕립학회와 한국의 기초연구원인 과학기술한림원이 중심이 돼 세계 최고의 연구결과를 창출하고, 미래 연구자를 함께 양성하는 공동 프로그램을 추진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비효율성'을 내세워 내년도 R&D 예산을 16.7% 삭감했지만, 글로벌 R&D 예산만큼은 대폭 증액시켰다. 올해 5075억원 수준이었던 글로벌 R&D 예산은 1조8000억원으로 3배 증가했다.
야당은 구체적인 연구개발 협력 대상도 없는 사업에 예산만 부플렸다고 지적했다. 결국 과방위 예결소위에서 '글로벌'이 들어간 R&D 예산 1조원 이상을 대거 삭감해 민주당이 단독 의결했다. 윤 대통령은 야당의 지적을 의식한 듯, 이날 구체적인 연구 주체까지 거론하며 글로벌 연구협력 사업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재차 확인시켰다.
윤 대통령은 'R&D 체질 개선' 기조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이제 양적 위주 성장에서 질적 위주 성장으로,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전환하기 위해 이를 뒷받침할 R&D 체계 전환을 시도 중”이라며 “연간 230억달러가 넘는 국가 R&D 재정을 민간과 시장에서 투자하기 어려운 기초 원천기술과 혁신적이고 도전적 연구에 중점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