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대장 내시경을 받던 한 환자의 대장에서 형체가 온전한 파리가 발견되는 일이 발생했다.
22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 등 외신에 따르면, 남성 A(63)씨는 올해 정기 대정검진으로 미국 미주리주의 대학병원에서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가 자신의 뱃속에서 파리가 발견됐다는 결과를 듣고 당황했다. 아무런 증상도 없었기 때문이다.
검사를 진행하던 의사가 내시경 카메라로 횡행결장(결장의 일부)을 비추자 그 안에 파리가 있었다는 것이다.
미주리의대 소화기내과 매튜 벡톨드 과장은 인디펜던트와 인터뷰에서 “나와 다른 의사들이 파리를 찔러 죽었는지 확인하는 것을 지켜봤다”며 “움직이지 않았다. 확실하게 죽어 있었다”고 말했다.
입을 통해 파리가 들어갔다면, 소화 효소와 위산으로 인해 녹아 대장에 온전한 상태로 남아있기 어렵다. 희박한 가능성을 뚫고 그 아래까지 내려갔다고 하더라도 빛이 없고 매우 굴곡이 심한 대장의 중간까지 도달하기도 어려워 의료진은 파리가 멀쩡한 모습으로 횡행결장에서 발견된 것이 '미스터리'하다고 전했다.
다만 한 가지 가능성은 구더기 감염증(myiasis; 승저증)이다. 파리 유충인 구더기가 사람의 몸에 침입해 감염되는 병을 총칭한다. 대개 상처가 났을 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상처에 파리가 알을 낳아 감염되지만, 드물게 과일이나 채소에 묻은 파리의 알을 통해 감염되기도 한다.
이 남성은 내시경 검사를 앞두고 24시간 단식을 하기 전 피자와 양상추를 먹었다고 말했다. 그런 다음 검사를 앞두고 장 세척에 필요한 액체만 마셨다.
그가 먹었던 양상추에 파리의 알이 붙어있었고, 위산에서 살아남아 창자에서 부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미주리의대 의료진은 전했다.
의료진은 이 사례를 '미국 위장병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벽 위에서 자란 파리: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불가사의한 발견(To Be a Fly on the Wall: A Mysterious Finding on Colonoscopy)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이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보고된 적 있다. 1980년대 미국 워싱턴주에 거주하는 12개월 여아의 대변에서 움직이는 벌레가 나온 것이다. 당시 조사관들은 아이가 먹은 바나나가 너무 익으면서 구더기가 생겼고, 이를 모른 채 섭취했다가 걸린 것으로 결론 내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구더기감염증 환자 중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복통과 구토, 설사 증세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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