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연말 임원인사 시기를 예년에 비해 한 주일 가량 앞당겨 이번 주 실시한다. 이르면 27~28일 발표 가능성이 제기된다.
올 한해 계속됐던 부진에 따른 변화와 함께 내년 실적회복 전략을 조기수립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주 인사를 단행하면 내년도 부문별 사업전략을 수립하는 글로벌전략회의 일정도 앞당겨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삼성전자와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임원진에게 퇴임 통보가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부에서 조기 인사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이번 인사는 예년보다 빨라질 것으로 보이고 이번 주 발표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동안 삼성전자 연말인사는 12월 초순 발표가 일반적이었다.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모두 12월 첫째 주에 사장단 인사를 냈고, 이어 후속 임원 인사 이후 조직을 개편하는 순으로 연말인사를 확정했다.
올해 조기인사 배경에는 최근 실적 부진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때문에 인사 폭에 관심이 높다. 그동안 업계에선 '안정 속 쇄신'을 점쳤지만 실적 부진의 신상필벌 기조가 강화되면 쇄신 쪽에 무게가 더욱 쏠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3인 CEO 체제 부활 여부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김기남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 3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다 지난해 한종희·경계현 투톱 체제로 전환했다. 여기에 노태문 MX(모바일)사업부장 사장이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리며 모바일·가전·반도체 3인 체제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예상이다. 한 부회장이 겸직하고 있는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사업부장에도 전임자 배치가 유력하다.
이번 조기인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뉴 삼성' 색깔입히기 첫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해 회장 승진과 올해 1주년 때에도 사법리스크를 의식한 듯 경영 전면에 나서는 메세지나 전략을 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검찰 구형과 함께 내년 1월 26일 1심 선고 일자가 잡힌 만큼 본격 행보에 대한 업계 기대감이 크다. 특히 올해는 삼성전자 신경영 선언 30주년으로 쇄신과 함께 또 다른 신경영 전략 수립 요구도 대두되는 상황이다.
그룹 컨트롤타워는 현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삼성전자(사업지원TF), 삼성생명(금융경쟁력제고TF), 삼성물산(EPC경쟁력강화TF) 등 3개사가 각각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계열사를 관리하고 있다. 과거 미래전략실 같은 통합 컨트롤타워 부활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내·외부 상황을 고려하면 아직은 한계와 부담이 있다는 의견이 많다.
이 회장은 프랑스 파리 등지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활동을 마치고 이번 주 귀국할 예정이다. 인사 및 조직개편을 마치면 다음 달 초부터 내년 사업계획 수립을 위한 글로벌전략회의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