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잡혀간 어린 딸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차라리 축복이다”라며 비통한 심경을 전했던 이스라엘의 한 아버지가 딸과 49일만에 극적으로 상봉했다.
26일(현지시간) CNN ·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아일랜드계 남성 토마스 핸드(63)씨는 2차로 석방되는 이스라엘 인질 13명 가운데 죽은 줄 알았던 딸 에밀리 핸드(9)가 포함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25일 밤 늦게 인도된 딸과 마주한 핸드 씨는 “딸이 많이 야위었다”고 눈물 짓고는 “50일 내내 우리를 돕고 지지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고 싶다”고 밝아진 얼굴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스라엘 남부 비에리 키부츠(집단 농장)에 거주하는 핸드 씨는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딸과 떨어졌다. 그는 당시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가 하마스에 납치된 딸이 사망자 명단에 오른 것을 확인했다. 소식을 접하고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딸의 죽음이 어떤 상황보다도 낫다”며 “몇 분, 몇 시간, 며칠, 어쩌면 몇 년을 어두운 방에 갇혀 신을 찾을 상황보다는 죽음이 '축복'이다”라고 비통한 심경을 전해 전 세계를 눈물짓게 했다.
그러나 이달 초, 이스라엘군(IDF)이 참사 현장에서 에밀리의 시신이나 혈흔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생존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사건이 반전됐다.
이후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와 인질 석방을 조건으로 임시 휴전에 합의하면서 49일 만에 부녀가 상봉했다. 에밀리는 25일 이집트 라파 국경을 통해 이스라엘에 돌아왔다.
핸드 씨는 “우리는 여전히 싸우고 있다. 엄마없이 아이를 놓아주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켜라”라고 말하며 에밀리와 함께 풀려난 힐라 로템의 어머니 라야 로템을 석방해주길 요구했다. 로템 모녀는 함께 하마스에 납치됐지만 딸인 힐라 로템만 석방됐다.
한편, 임시 휴전 사흘째인 26일 하마스는 총 17명의 인질(이스라엘인 13명, 외국인 4명)을 추가 석방했다. 현재까지 총 58명의 인질이 풀려났다. 이에 이스라엘군도 교도소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 39명을 추가 석방해 총 117명을 풀어줬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휴전 3일차 하마스, 인질 17명 추가 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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