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빙산이 최근 몇달 간 빠르게 이동 중이다.
26일(현지시간)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이 빙산은 'A23a'로, 1986년 남극 대륙 해안에서 떨어져나와 웨들해 해저에 약 37년 동안 고정되어 있었다.
빙산의 면적은 약 4000㎢로, 서울시의 약 6배 크기다. 두께는 약 400m로 에펠탑보다 100m가량 더 높다.
이 빙산은 서서히 녹기 시작하며 2020년부터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여러 달 동안 급격히 움직이기 시작해 현재 남아메리카 지역 방향으로 속도를 높이고 있다. A23a는 이 방향으로 하루 평균 약 5km씩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 남극 탐사대의 앤드류 플레밍은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빙산이 지난 1년 동안 남극해를 표류해 왔으며 현재는 바람과 해류의 영향으로 이동 속도가 빨라져 남극 반도의 북쪽 끝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몇몇 동료들에게 이번 움직임이 바닷물의 온도 변화로 인해 발생한 것인지 물었으나, 때가 됐을 뿐이라는 게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BBC는 A23a의 이동은 결국 크기와 관계없이 모든 빙산은 언젠가는 모두 녹아 떠내려갈 운명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빙산이 수백만 마리의 물개와 펭귄, 바닷새들이 서식하는 아르헨티나 남쪽의 영국령 사우스조지아섬 인근에 자리 잡는다면 이곳에 사는 생명체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빙산이 반드시 주변 생태계에 위험한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빙산이 얼음 속에 가지고 있는 미네랄 먼지들은 바다에 녹아 들어가면서 해양 먹이사슬의 기초가 되는 유기 생물의 먹이가 된다.
우즈홀 해양학연구소의 캐서린 워커 박사는 “많은 면에서 빙산들은 생명을 주는 존재”라며 “그들은 많은 생물학적 활동의 기원이 된다”고 말했다.
현재 과학자들은 A23a의 이동 경로를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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