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주요 전자 계열사도 현체제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전방 산업 불확실성에 대비하면서 기존 경쟁 우위를 견고히 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2020년 12월부터 삼성디스플레이를 이끈 최주선 사장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3분기 1조940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4분기에는 역대 최대치인 2조원 달성도 기대된다.
최주선 사장은 스마트폰 시장 침체와 중국의 추격으로 경쟁이 치열해진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 오히려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탁월한 경영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또 디스플레이 업계 최초로 8.6세대 OLED 투자를 결정했고,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등 미래 사업도 육성하고 있어 삼성은 지속 발전을 위해 최주선 사장을 유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지난 2021년 12월 대표 취임 이후 첫 해인 지난해 매출 20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하고 올해도 안정적인 경영 실적을 이어왔다. 스텔란티스, GM과 합작공장을 건설하며 북미 시장 공략 기반을 다지고 현대차를 새로운 고객사로 확보하며 외연을 넓혔다.
경쟁사 대비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수익성 중심 질적 성장 전략도 최근 시장 둔화 상황에서 빛을 보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위축된 가운데 미래 성장과 수익성 확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투자 속도와 규모를 조율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경쟁 체제가 치열한 이차전지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 확대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전방산업 수요 침체로 일부 사업에 타격을 받았던 삼성전기도 수장 교체보다는 체질 개선에 무게를 더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유임되면서 전기차와 고성능컴퓨팅(HPC), AI 등으로 사업 저변을 넒히려는 삼성전기 전략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장 사장은 신성장동력을 삼성전기 주요 먹거리로 탈바꿈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AI 서비스에 핵심이 되는 HPC용 기판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플립칩-볼그레드어레이(FC-BGA) 기판에 선제적으로 투자,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전기차 확산과 자율주행 시장 성장에 따른 전장 부품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이같은 미래 대응 전략이 삼성전기의 도약을 견인할지 주목된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