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한 남성이 지난 25일(현지시간) 자신의 결혼식에서 권총으로 신부를 포함해 총 4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27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이 총기난사 사건은 25일 밤 11시 25분쯤 태국 북동부 나콘라차시마주 왕남키에오 지역의 한 주택에서 발생했다.
이곳에서는 전직 군인이자 패럴림픽 국가대표인 차투룽 숙숙(29)과 칸차나 파춘투엑(44)의 결혼식 피로연이 열리고 있었다. 갑자기 자리를 떠난 신랑 차투룽은 총을 들고 돌아와 신부 칸차나와 신부의 어머니, 여동생을 차례로 쏴 살해했다. 결혼식 손님까지 총 4명을 살해한 차투룽은 스스로에게도 총을 발포해 현장에서 즉사했다. 이 외에 1명이 부상을 입었다.
현지 경찰은 BBC에 “차투룽은 당시 상당히 술에 취한 상태였다”며 “다만 살해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차투룽이 이날 사용한 총기와 탄약은 지난해 합법적으로 구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국 현지 언론은 파티에 참석한 손님들의 경찰 진술을 인용해 “부부가 파티 중 말다툼을 벌였다”고 보도했지만, 말다툼이 직접적인 범행 동기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두 사람은 3년간 동거하다 정식 결혼식을 올렸다. 차투룽은 평소 자신과 아내 사이의 나이 차이에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차투룽은 과거 군인으로 근무했을 당시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었다. 이후 패럴림픽 수영 선수로 전향했고,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장애인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다음 달에는 태국에서 국제 대회에도 출전할 예정이었다.
한편, 총기 소유가 합법인 태국에서는 총기 난사 사건이 종종 발생한다. 지난달 3일에는 수도 방콕의 쇼핑몰 시암파라곤에서 14세 소년이 총기를 난사해 3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지난해에는 전직 경찰관이 보육원에서 총기를 난사하고 흉기를 휘둘러 어린이와 교사 등 37명을 살해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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