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은 △초지능 △초연결 △초융합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이전과는 다른 속도와 범위로 경제·사회 등 세계, 전 산업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디지털을 바탕으로 한 '지역 디지털 혁신'이 인구 감소와 교육 격차, 지역 소멸 등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해결책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는 이유다.
정부는 초광역 디지털 생태계 조성과 디지털 인재 육성 등 '디지털 전략'에 속도를 높인다. △민간 △지방자치단체 △중앙정부를 3대 축으로 지역 디지털 혁신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가야할 길은 멀다. 디지털 기술력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는 글로벌 주도권 경쟁에서 뒤처져있다는 평가다. 선도국은 기술경쟁 우위로 앞서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가 성장동력을 유지·강화화기 위해서는 디지털 혁신을 뒷받침할 핵심 기반을 조속히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디지털 혁신, '지속가능 사회'로
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은 산업 간 융·복합을 통해 경계를 허물고, 신산업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무인 드론 배송과 자율주행차, 메타버스 등이 대표적이다. 유통업과 전통 제조업 지형이 바뀌고, 메타버스는 새로운 디지털 경제활동을 창조했다.
디지털은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필수적이다. 특히나 우리나라와 같이 초고령화 시대에 진입한 사회에서는 노동의 양적·질적 문제 해소에 기여한다. 소멸 위기에 놓인 지역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특히 AI와 로봇, 메타버스 등은 노동을 자동화·지능화하고 경제·사회·문화의 지리적 한계를 해소할 것으로 주목된다.
지역사회 양극화 해소에도 일조한다. 대표적으로 AI 로봇으로 독거노인 응급 구조가 가능해지고, 원거리 실시간 화상통화 등으로 의료 사각지대까지 해소할 수 있다.
정부는 디지털로 구현되는 디지털플랫폼정부로 대국민 맞춤형·선제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고, 과학적 정책 결정으로 지역과 민간 혁신을 뒷받침한다는 복안이다.
정부 관계자는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 정책을 수립해 합리적 자원 분배와 정책 효율성과 투명성을 제고할 것”이라면서 “디지털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기술, 선도국과 격차
하지만 정부 의지와는 별개로 디지털 혁신과 지역 확산을 이끌 디지털 기술은 선도국과 격차가 여전하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종사자 20인 이상, 368개사 가운데 AI 도입률은 14.7%에 불과하다. 또 IDC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소프트웨어(SW) 경쟁력과 직결되는 국산 SW 글로벌 점유율은 약 1%에 그쳤다.
특히 데이터는 관련 산업과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 중인데 반해 공공과 민간 데이터 간 연계 및 산업계 활용은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세계적 국가 경쟁력 평가기관인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디지털경쟁력지수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빅데이터 및 분석 기술 이용은 세계 26위로 평가됐다.
AI, 양자 등 핵심 기술 분야 기술 격차도 마찬가지다. 지난 2020년 기준 선도국 대비 ICT 기술 수준은 88.6에 그쳤다. 특히 AI 기술의 경우 우리나라는 100인 미국을 기준으로 중국 91.8, 일본 88.2에 이어 87.4로 뒤처졌다. 양자 기술의 경우 우리나라는 마찬가지로 100인 미국을 기준으로 중국 99에 이어 83.3을 기록했다.
디지털 혁신을 뒷받침할 핵심 기반 조기 확충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디지털 주도권, 세계 경쟁은 심화
세계적으로는 디지털 기술을 포함한 디지털 패권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은 '디지털 중국(Digital China)'을 추진한다. 신성장동력으로 디지털 경제를 내세웠다. AI, 클라우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산업인터넷, 증강현실(VR)/가상현실(AR), 블록체인 등 7대 중점 산업 육성을 제시했다. 각 지역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생태계 구축과 지역 디지털 혁신이 가속할 전망이다.
영국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6월 전 분야에서 디지털 혁신으로 글로벌 리더십 강화를 추진하는 '영국 디지털 전략'을 수립했다.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 △AI 기반 공공 혁신 △ 지역 디지털 경제 활성화 △AI·데이터 고급인력 양성 △글로벌 인재 확보 등 우리나라가 지역 디지털 혁신을 위해 추구하는 정책을 앞서 시행하고 있다.
선진국 프랑스는 이보다 먼저 지난 2016년 지역 인프라, 사회적 약자 배려 등 디지털에 대한 평등한 접근성 보장 등을 골자로 하는 '디지털 공화국법'을 시행했다.
일본은 디지털 전담 조직인 디지털청을 신설했고, 디지털사회형성기본법 등 기본 법제를 제정했다.
일본은 디지털사회형성기본법 제안 이유에서 “디지털 사회형성이 국제 경쟁력 강화 및 국민 편의 향상에 이바지하고, 급속한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하는데 매우 중요하다”면서 “지속적이고 건전한 경제 발전과 국민의 행복한 삶에 기여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혁신은 지역 소멸 문제 해소뿐만 아니라 글로벌 디지털 주도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중요한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데이터 등은 글로벌 경쟁력에서 열세인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규제를 논의해 왔다”면서 “새로운 차원의 규제 혁신 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전환의 혁신 동력으로서 세계 최고 디지털 역량을 확보하고, 경제·사회·전반에서 디지털 혁신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면서 “초일류 디지털 역량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