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지 토모쿠니 산리오 대표 “헬로키티 50주년…K팝 아이돌과 협업 늘릴 것”

쓰지 도모쿠니 산리오 사장
쓰지 도모쿠니 산리오 사장

헬로키티, 시나모롤, 쿠로미 등 유명 캐릭터를 바탕으로 지식재산(IP) 사업을 펼치고 있는 일본 기업 산리오는 한국 K팝 아이돌 그룹과의 다양한 협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쓰지 도모쿠니 산리오 대표는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콘텐츠 IP 마켓 2023'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K팝 등 아이돌 그룹과의 콜라보레이션(협업)을 더욱 늘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산리오는 지난해 NCT와 협업해 한국과 일본 양국에 각각 팝업스토어를 열고 각종 굿즈(상품)를 판매한 바 있다. 이외에도 '프로듀스 101 재팬' 시즌1을 통해 데뷔한 한일 합작 보이그룹 JO1(제이오원)과의 협업을 진행했다.

쓰지 대표는 “아이돌 멤버들이 직접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을 유튜브를 통해 보여주니 아이돌 팬덤이 캐릭터 팬이 된다”며 “상당히 성공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앞으로 지향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산리오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산리오와 한국과의 사업 파트너십은 대단히 중요하다”라고도 덧붙였다.

1960년 창업한 산리오가 60년 넘게 생명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로는 캐릭터 IP 다각화와 다양한 라이선싱 사업을 꼽았다.

헬로키티라는 유명 캐릭터 하나에만 기대지 않고 다양한 캐릭터를 끊임없이 내놨던 것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쓰지 사장은 “산리오가 세상에 내놓은 캐릭터가 450여종에 달한다”며 “여러 가지 포트폴리오를 늘릴 수 있었던 것도 성공의 열쇠였다”고 말했다.

2017년까지만 하더라도 북미 시장에서 헬로키티 매출 비중이 90%였지만 2022년에는 40%로 줄어들었다. 대신 그 빈자리는 쿠로미(13%), 마이멜로디(11%) 등이 채웠다. 헬로키티의 매출 비중은 줄었지만, 매출액은 줄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우리 캐릭터의 강점은 정해진 스토리가 따로 없다는 것”이라며 “캐릭터에 대해 각자 나름의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 그것이 우리가 라이선싱 사업에 성공한 원인”라고도 소개했다.

이처럼 역할이 고정되지 않은 캐릭터를 바탕으로 산리오는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왔다.

나이키·아디다스와 같은 대중적인 스포츠용품 메이커는 물론 패션 브랜드 클로에와도 협업했고, 대만의 그랜드 하이 라이 호텔이나 싱가포르 카운트다운 이벤트 등에서도 캐릭터를 활용했다.

지금까지 100여개 국가에서 1000건 이상의 라이선싱을 진행했다고 쓰지 대표는 덧붙였다.

쓰지 사장은 산리오 창업자 쓰지 신타로의 손자로, 2020년 사장에 취임했다.

한편, 콘텐츠 IP 마켓 2023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대한민국 콘텐츠 비즈니스 위크 2023의 일환으로 막을 올렸다. 콘텐츠 IP 마켓외에도 라이선싱 콘과 웹툰 잡 페스타가 이날부터 30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이어진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