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먹는 하마' 데이터센터…이통사, 저전력 기술 확보 총력

SKT 직원들이 인천사옥에 설치된 액침냉각 테스트 장비를 점검하는 모습
SKT 직원들이 인천사옥에 설치된 액침냉각 테스트 장비를 점검하는 모습

데이터센터(IDC) 전력 절감 기술이 이통통신사 숙제로 떠올랐다. 이통 3사 모두 생성형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서비스 핵심 인프라인 IDC를 미래 먹거리로 키우는 가운데 급증하는 전기료가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대용량 데이터 처리를 위한 막대한 전력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는 친환경 IDC 구축에 총력을 기울인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올들어 3분기까지 누적으로 지출한 수도광열비는 약 3746억원이다. 작년 동기대비 2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KT도 전력수도비로 13.9% 늘어난 3104억원을 지출했다. 집계 항목은 다르지만 대부분이 전력비용이다. LG유플러스 역시 전력료를 포함한 기타영업비용이 10.4% 늘었다.

이는 이통사가 신사업으로 키우는 IDC 전기료가 급증한 영향이다. IDC는 대용량 데이터 트래픽을 처리하며 GPU 서버 냉각에 상당한 전력이 소모된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4분기 일반용 고압 전기요금을 ◇당 7원 올린데 이어 올 들어 두 차례 인상했다. 이로 인해 일반고압요금을 적용받는 IDC 비용 부담이 커졌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올 3분기 영업이익 감소 원인으로 급증한 전력료를 꼽았다.

이통사 전기료 부담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올 4분기에는 산업용만 인상되고 일반용은 동결됐지만, 원자재값 상승과 한전 부채로 인한 상승 압박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력 소모를 줄이는 고효율 친환경 기술이 핵심 역량으로 떠올랐다. 자체 개발한 공조 시스템이나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전력 소비량을 최소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데이터센터
데이터센터

SK텔레콤은 최근 액침냉각 기술검증에 성공했다. 액침냉각은 서버를 비전도성 특수 냉각유에 담가 직접 냉각하는 고효율 냉각 방식이다. 기존 공기냉각 대비 37% 가량 전력절감 효과가 있다. SK텔레콤은 인천 사옥에 구축한 AI 전용 데이터센터에 액침 냉각 시스템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KT 역시 직·간접 외기를 활용한 서버실 냉방과 인버터 펌프 및 EC팬 등 고효율 설비 도입으로 전기료를 절감하고 있다. 부하변동에 따른 설비를 전자적으로 제어해 전력 사용을 줄이는 기술이다. 풍력, 연료전지, 태양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절감 방식도 도입했다.

KT클라우드 관계자는 “IDC 전력 절감을 위해 액침냉각을 비롯해 LNG 냉열, 하천수 해수 등을 활용한 다양한 에너지 절감 기술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준공한 초대형 IDC인 평촌2센터에 전력 사용을 대폭 절감하는 친환경 기술을 선보였다. 건물 상층부에 팬을 설치하고 냉각 공기량을 늘려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또 차가운 외기를 활용해 내부 온도를 관리하는 새로운 냉방 시스템을 도입, 기존 센터 대비 냉방 에너지를 50% 이상 절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사무동은 지열을 활용해 냉·난방을 이용하고, 태양광 설비와 연료전지의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을 통해 전력 사용량을 줄였다”면서 “약 10만명이 1년간 소비할 수 있는 121GWh 규모의 전력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