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30일(현지시간) 신공장 기가 텍사스에서 첫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 출시 행사를 열고 고객 인도를 개시한다. 200만대 선주문이 몰린 만큼 사이버트럭이 대량 생산 난관을 뚫고 전기차 시장 성장을 이끌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테슬라의 사이버트럭 고객 인도는 2019년 11월 시제작차 공개 이후 약 4년 만이다. 앞서 테슬라는 2021년 말부터 사이버트럭을 양산할 계획이었으나, 올해 말로 연기하는 등 수차례 일정을 미뤘다. 올해 7월부터 기가 텍사스에서 사이버트럭 생산을 시작한 테슬라는 이날부터 본격 고객 인도에 들어간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9일 뉴욕타임스(NYT) 대담에 참석해 “사이버트럭의 첫 인도 행사는 올해 지구상 최대의 제품 출시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이버트럭은 현재까지 200만대 이상 주문이 몰릴 정도로 출시 전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출시 임박에도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성공적으로 사이버트럭을 양산해낼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지금껏 양산차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차체 구조와 소재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사이버트럭 출고를 앞두고 테슬라가 생산 과정에서 직면한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테슬라는 사이버트럭 차체에 스테인리스강을 사용했다. 스테인리스강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테슬라는 초경량 합금을 개발했으나, 강도가 높아 성형과 용접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애초 테슬라의 계획처럼 방탄까지 가능한 두께로 만들려면 성형과 조립의 어려움이 더 커진다.
머스크 CEO 역시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런 생산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우리는 사이버트럭으로 우리 자신의 무덤을 팠다”고 밝힌 바 있다. WSJ는 “사이버트럭이 도로에서 주행하기 시작한 후 수리의 어려움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며 “스테인리스강의 단단한 재질과 두께는 찌그러짐과 긁힘에 더 강할 수 있지만, 조금이라도 흠집이 생기면 복원하기가 훨씬 어렵다”고 전했다.
사이버트럭에 탑재할 4680 배터리 양산도 테슬라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테슬라가 개발한 이 배터리는 기존 전기차보다 주행거리를 16% 이상 늘릴 수 있지만, 원자재 수급 등 생산 확대에는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알려질 사이버트럭 양산차의 실제 스펙과 가격, 생산 가능 대수도 관심사다. 애초 테슬라는 2019년 사이버트럭 시제품 발표 당시 가격을 3만9900∼6만9900달러(약 5100만∼9000만원) 수준으로 제시했다가 현재는 홈페이지에서 가격을 삭제했다. 모터와 배터리, 구동 방식에 따라 주행 가능 거리는 250~300마일(약 400~480㎞) 수준이 점쳐진다. 향후 500마일(약 800㎞) 이상의 롱레인지 모델이 등장할 전망이다.
사이버트럭은 기가 텍사스가 생산한다. 테슬라 모델 Y와 사이버트럭을 생산하는 전용 공장으로 연간 목표 생산량 50만대 가운데 사이버트럭은 절반을 차지한다. 테슬라가 원활한 배터리와 부품 수급, 대량 생산 난관을 넘어 수백만 대기 고객에게 차량을 언제쯤 인도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