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노동조합 스타팅 포인트가 게임 홍보 영상 속 '남성 혐오 손동작 사태' 후속 조치와 관련해 산하 지회와의 상의 없이 사옥 앞을 찾아와 규탄 집회를 연 민주노총 총연맹을 강하게 비판했다. 사안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나 당사자인 넥슨 지회 협의 없이 동의할 수 었는 내용의 발표를 강행했다는 지적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배수찬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넥슨지회장은 넥슨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입장문을 통해 “총연맹은 우리와 어떠한 논의도, 사안에 대한 이해도 없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며 “우리에게 민주노총이 정말 필요한지에 대해 원점부터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넥슨은 게임 홍보 영상 외주를 주로 맡아온 한 중소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로부터 납품 받은 여러 콘텐츠에 한국 남성 혐오를 상징하는 '집게 손' 모양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진통을 겪고 있다. 문제 콘텐츠를 전수 조사하기 위해 주말 새벽부터 담당 임직원이 출근해 몇일째 검수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해당 스튜디오 측은 “의도하고 넣은 동작은 아니다”고 해명하면서도 “의혹이 있는 장면은 저희가 책임지고 수정하고, 해당 스태프는 작업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사과했다.
하지만 한국여성민우회와 민주노총 등은 이러한 넥슨과 게임업계의 행보가 일부 이용자 집단적 착각에 휘둘리는 '페미니즘 혐오 몰이'라고 주장하며 28일 경기 성남시 넥슨코리아 사옥 앞에서 게임 운영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시 기자회견에 참석한 민주노총 산하조직 관계자는 “넥슨 노조와 소통이 있었느냐”는 현장 취재진 질문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왜 그런걸 물어 보느냐. 답하고 싶지 않다”고 질의응답을 거부했다. 언론사 고위직 인맥을 언급하며 기자의 질문과 취재 행위를 차단하려는 시도까지 이뤄졌다.
넥슨 노조는 콘텐츠 검수는 일의 영역이고, 의도를 가졌느냐 그렇지 않으냐를 떠나 이용자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수정하려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전협의 없이 기자회견을 진행한 상급단체에 대해서는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배 지회장은 “산하 지회에 대한 존중이 없는 것” 이라며 “심지어 (시위 주최 측은) 손가락의 의미가 무엇인지도 모를 정도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냥 항의만 하는 시늉이 아니라, 최대한 외부로 확산할 수 있도록 동원할 수 있는 최대한의 스피커를 통해 공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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