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금융 계열사는 사장단 인사에서 '변화보다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참신하고 혁신적인 새 인물보다 성과가 뛰어나고 검증된 내부 인사를 대거 발탁하거나 유임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금융 계열사(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는 지난 1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금융 인사 특징은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안정'이었다. 앞서 삼성전자는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단 2명만 승진하는 등 변화를 최소화했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하자는 내부 판단이 반영됐다. 삼성금융 계열사 역시 다르지 않았다.
삼성금융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안정에 중점을 둔 인사”라면서 “불확실한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에서 검증됐거나 실적으로 이미 역량을 입증한 인물을 대거 발탁하거나 유임한 것이 이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먼저 삼성금융 맏형 격인 삼성생명 신임 대표에는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이 발탁됐다. 홍원학 사장은 삼성화재를 이끌면서 올해 3분기에도 상반기에 이어 최고 실적을 기록하면서 삼성생명을 제치고 그룹 내 실적 1위를 달성했다. 삼성화재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1조6433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1조4497억원 순익을 거둔 삼성생명보다 높았다.
홍 사장이 떠난 삼성화재에는 이문화 삼성생명 전략영업본부장(부사장)이 신임 대표로 내정됐다. 이문화 신임 대표는 삼성화재 경영지원팀장, 일반보험부문장 등 영업 현장 및 스태프 부서 등을 두루 거친 '현장형 손해보험전문가'로 꼽힌다.
박종문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 사장은 삼성증권 신임 대표로 이동했다. 삼성금융 내 최고 자산운용 전문가라고 불리는 박종문 사장은 지난해 말 삼성생명 사장으로 승진하고, 삼성생명을 비롯 그룹 계열사 자산운용 부문을 총괄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탁월하다고 평가한다.
리스크 관리에 탁월한 성과를 낸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은 유임됐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업황 악화에 대비해 저수익 자산 비중 줄이고 선제적인 자금조달로 업계에서 유일한 두 자릿수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실제 올해 3분기 기준 카드사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전년동기 대비 0.78%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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