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판 굿즈와 레드 스테이지(게스트 초청 현장 이벤트)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전날 오후 5시부터 줄을 섰습니다. 1년을 기다려온 행사라 추위도 밤샘도 힘들지 않았어요.”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좋아하는 팬 수천명이 국내 최대 서브컬처 축제 'AGF(Anime x Game Festival) 2023'이 열린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 운집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행사장 밖 야외까지 철야 대기를 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대기열 가장 앞줄에 선 대학생 최 모씨(24)는 “행사 첫날 한정판 굿즈가 예상보다 빨리 소진됐다는 소식을 듣고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2일차 입장 대기를 시작했다”며 “유희왕과 카운터 사이드 부스를 우선 방문하고 메인 이벤트인 레드 스테이지로 달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AGF 2023은 애니메이션과 게임, 만화, 라이트노벨, 애니송, 웹툰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행사다. 애니플러스, 대원미디어, 소니뮤직 엔터테인먼트 재팬, 디앤씨미디어가 공동으로 주최한다. 2018년 첫 개최 이후 매년 규모를 키워오다 올해는 전년 대비 전시장 규모가 2배로 늘었다.
메인 스폰서는 '원신'과 '붕괴: 스타레일' 등을 선보인 중국 호요버스가 맡았다. 넷마블 또한 '페이브/그랜드 오더' 서비스 6주년을 기념해 대형 전시부스를 꾸렸다. 시프트업 '승리의 여신: 니케', 스마일게이트 '에픽세븐' 등도 다채로운 이용자 참여 이벤트로 팬을 만났다.
오전 9시반 행사장 입장이 시작되자 한정판 굿즈 구입을 위해 달리는 '오픈런'과 레드 스테이지 참석 대기줄이 엉키며 일시적으로 혼잡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체 티켓이 모두 사전예매로 이뤄졌으나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동선 관리에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같은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된 인디게임&컬처 축제 '버닝비버' 또한 큰 인기를 끌었다. 새롭고 참신한 인디게임을 현장에서 직접 체험해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많은 팬이 몰렸다.
지난해 첫 행사에 이어 올해 2회차를 맞은 버닝비버는 스마일게이트 퓨처랩이 국내 인디게임 개발 문화 저변을 확대하고 창작자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단순 게임 소개를 넘어 인디게임 개발 초기부터 완성 단계까지 게임이 발전해 나가는 창작 과정을 다룬 기획전시 'ver 0.0.1'도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인디 게임도 웹툰과 같이 글로벌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한 매력적 콘텐츠라는 비전을 가지고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며 “버닝비버가 창작에게는 하나의 좋은 목표점이 되고 이용자는 보다 많은 작품을 폭넓게 접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