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각을 세우던 이상민 의원이 결국 탈당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손을 잡거나 여당행이 유력한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는 예상했던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 의원은 3일 입장문을 내고 “오늘 민주당과 결별하고자 한다”며 “이제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전락한 지금의 더민주당에 대한 저의 희망과 꿈을 접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동안 이재명 대표와 친명(친 이재명)계를 향해 날 선 반응을 보여왔다. 이후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 등 비명(비 이재명) 혁신계 주축으로 설립된 '원칙과 상식'에도 참여하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결별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이 의원은 탈당 원인으로 이 대표와 극성 지지자를 언급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은 이 대표 체제 이후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변질됐다. 반상식적이고 파렴치한 행태가 면연(綿延)하다”라며 “내로남불과 위선, 후안무치, 집단 폭력적 언동, 혐오·차별, 무능·무기력 등 온갖 흠이 쌓여 고쳐쓰기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상식의 정치를 복원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실천적 가치로 실현하며 교육·과학기술 등 미래 분야에 대한 획기적이고 지속적인 투자와 민생에 집중하는 스마트한 정치를 펼치겠다”고 부연했다.
이 의원은 탈당 이후에 대한 거취는 밝히지 않았다. 국민의힘 입당이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주도하는 창당 세력 등에 합류하는 것 등이 이 의원의 선택지로 꼽힌다. 이 의원은 “앞으로의 구체적 행로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상황을 지켜보며 숙고한 후 추후 말씀드리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의원이 지난 2008년 제18대 총선 과정에서 공천에 불복해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경력이 있는 데다 19대 총선을 앞두고는 다시 민주통합당에 복당한 경력이 있다. 아울러 이 의원의 지역구인 대전유성을은 현재 허태정 전 대전시장과 이경 민주당 상근부대변인 등 민주당 내 인사들이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반면에 국민의힘에서는 출마에 대한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내에서 이 의원의 결단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인 이유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 의원의 탈당에 대해 “진작 (당을) 나가셨어야 하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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