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바닥에 담배 광고가 설치된다. 지난달 중순부터 JTI코리아가 편의점 바닥에 메비우스 광고 설치를 시작했다. 편의점 내 담배 광고를 줄여가고 있던 상황에서 효과적인 광고를 위해 고안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편의점 내부에 담배 광고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4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는 JTI코리아와 계약을 맺고 지난달 중순부터 일부 점포를 대상으로 바닥에 담배 광고물 설치하고 있다. 이후 3개월간 시범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홍보물은 JTI코리아의 메비우스 광고다. 이번 설치는 JTI코리아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이뤄졌고 다른 담배 제조사 가운데 참여하는 곳은 없는 상황이다.
이번 홍보물은 바닥에 설치돼 노출될 가능성이 적다. 담배 광고의 경우 내부 광고가 외부로 노출만 되지 않으면 담배사업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또한 전기세가 많이 들던 기존 광고판과 달리 또 다른 비용이 들지 않는 홍보물이다. 편의점 가맹본부 입장에서는 담배업체로부터 매년 시설유지비 명목으로 상당한 금액의 광고비를 받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광고 등장으로 또 다른 수익원을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담배 업체 입장에서 편의점 바닥 광고물은 담배 광고가 노출이 줄어들던 가운데 효과적인 광고를 위해 바닥 광고를 선택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7월부터 불투명 시트지를 제거한 편의점부터 담배 광고판 조도를 낮춘 바 있다. 이는 불투명 시트지를 제거하고 담배 광고판이 외부에서 비칠 가능성을 감소시키려는 조치였다.
지난 2021년부터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편의점은 담배광고물이 외부에서 보이지 않도록 했다. 이에 지난 8월까지 불투명 시트지를 부착하다 편의점주 안전 등을 이유로 시트지를 제거한 후 금연 광고물을 설치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앞으로 바닥 홍보물을 붙이고 싶어 하는 업체가 늘어난다면 광고가 편의점 내부를 난립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편의점 외부에서 보이지 않는 광고라 하더라도 편의점은 미성년자들이 많이 찾는 공간”이라며 “담배 광고 노출을 줄여가던 흐름과 역행하며 담배 광고를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JTI코리아 관계자는 “편의점 바닥 담배 홍보물은 관련 법령에 따라서 소매점 내부에서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그 실효성 등을 고려해 진행 상황은 유동적으로 변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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