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겨우 고비 지났더니…中, 폐렴 확산에 '건강코드' 부활

지난달 23일 중국 베이징의 한 어린이 병원에서 어린이와 부모들이 외래 환자 구역에 대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AFP 연합뉴스
지난달 23일 중국 베이징의 한 어린이 병원에서 어린이와 부모들이 외래 환자 구역에 대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AFP 연합뉴스

중국에서 어린이를 중심으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이 빠르게 확산되자 코로나19 사태 당시 '건강코드'가 재등장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일 중국 현지 매체를 인용해 “쓰촨성과 광둥성 등 일부 지방 정부가 '건강코드'를 다시 가져왔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인용한 기사는 며칠 뒤 삭제됐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서 젠캉바오(健康寶), 젠캉마(健康碼) 등으로 불리는 '건강코드'는 유전자증폭(PCR)검사 시기 및 음성 여부, 백신 접종 여부 및 시기, 이동 장소 등 개인별 코로나19 방역 관련 정보가 담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다.

회사, 대중교통 등 공공장소에 출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앱에서 생성한 QR코드를 스캔해야 해 중국 '제로코로나' 정책이 실행되는 동안 '통행증'이 됐다. 약 3년간 사용되다가 지난해 12월 7일 중지됐다.

최근 중국 전역에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이 확산하자 건강코드가 부활했다며 스크린샷을 첨부한 글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다수 게재됐다. 현지 네티즌들은 “내 평생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다”, “겁주지 마라. 눈물이 날 것 같다” 등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며칠 뒤 중국 현지 매체가 보도한 기사는 웹사이트 내에서 삭제됐다. 또한 광저우 지방 정부는 “일부 기능이 아직까지 사용되기는 하지만, 개인의 여행을 제한하는 목적의 기능은 올해 2월 종료됐다”며 “이후 다시 활성화된 적 없다”고 부인했다.

RFA는 “중국 지방 정부가 건강 코드를 다시 가져왔다는 주장에 대한 기사가 검열되고 있다”며 “관련 기사들은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돌아올 수 있다는 데 대한 대중의 우려를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검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강 코드가 부활했다는 인터뷰가 이어지고 있다.

상하이 푸둥 국제공항의 한 직원은 도착 승객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다시 시작했다고 밝혔으며, 우한의 한 병원 간호사는 “현재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매우 심각하고 건강 코드는 이미 푸젠, 광둥, 산시, 쓰촨 등지에서 재개됐다. 코로나19가 그랬던 것처럼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어린이에서 시작해 퍼져나가고 있다”고 RFA에 밝혔다.

중국 국가보건위원회(NHC)는 지난달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호흡기 질환 발병률이 증가했다”고 말하면서도 자세한 정보를 밝히지 않아 코로나19 재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