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싸고 신기한 물건을 찾는다며 알리익스프레스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10번 중 2~3번은 꽝이라 하더라도 워낙 싼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고 있어 국내 직구족 호기심을 자극한다.
알리는 지난 3월 한국 시장에 1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놓고 서비스 품질도 개선하고 있다. 알리는 기존 약 1~2주 걸리던 해외 직구 상품 배송 기간을 CJ대한통운과 협업해 3~5일까지 단축했다. 무료 배송·반품 서비스도 확대했다.
국내 해외직구 시장은 중국직구가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1~3분기) 우리나라의 해외 직구액은 4조79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9800억원)보다 20.4% 증가했다. 해외직구 구매액 국가별 점유율을 보면 중국이 46.4%를 차지하며 미국을 넘어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알리는 중국 생산자와 한국 소비자를 직접 연결한다는 차별점을 지니고 있다. 그동안 중국 상품을 해외 구매 대행 업체가 중간 마진을 붙여서 G마켓, 11번가 등 국내 오픈마켓에 유통해 왔다. 중간 유통단계를 알리익스프레스가 지우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내년 2월에는 국내 e커머스 최대 사입 채널인 알리바바그룹 '1688․com'(이하 1688닷컴)이 내년 2월 한국에 플랫폼을 오픈할 예정이다. 해외 구매 대행 업체뿐 아니라 제조업체까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1688닷컴은 높은 가격 경쟁력과 방대한 상품군을 갖춘 기업간거래(B2B) 플랫폼이다.
향후 알리의 성장은 고질적인 '짝퉁' 프레임을 탈피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지금까지는 가품이 오더라도 재미 요소로 넘겼다. 그러나 향후 알리가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국내 상품 지식재산권(IP)을 베껴 판매하는 상품, 가품 등의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
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레이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가 나서 가품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프로젝트 클린'와 '미스터리 쇼퍼' 제도 등을 제시했다. 해당 대안이 실효성을 보인다면 국내 e커머스는 더욱 압박받을 전망이다.
1688닷컴의 등장으로 한국과 중국을 연결하던 중간 단계가 없어진다면, 내년에 짓게 될 물류센터를 통해 역직구 시장까지 뛰어들게 된다면 향후 알리익스프레스를 필두로 한 중국 e커머스는 국내 유통업계 전반을 뒤흔들 수 있다. 초저가·다품목을 내세운 이들에게서 국내 e커머스는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기 버거워 보인다. 국내 e커머스의 강점인 정품 인증 과정을 더욱 투명화해야 한다. 또 정부는 알리익스프레스 등의 가품 논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
강성전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