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지하터널에 바닷물을 퍼부어 침수시킬 수 있다는 미국발 보도에 대해 이스라엘군(IDF) 수장이 “좋은 생각”이라며 긍정 평가했다. 환경전문가들은 이 방식이 지역 담수를 모두 오염시킬 수 있다며 경고했다.
5일(현지시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TOI)에 따르면, IDF를 이끄는 헤르지 할레비 참모총장은 바닷물을 이용하는 방안을 실제 추진 중이냐는 질문에 “우리 목표의 일부는 이 인프라(지하터널)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겠지만, 우리는 터널을 다룰 다양한 방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적으로부터 터널이라는 자산을 빼앗는 것은 우리가 검토 중인 것 중 하나”라면서도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는 전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와 관련한 대답이다. 매체는 미국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IDF가 하마스 소탕을 위해 터널을 침수시킬 수 있다며, 지난달 가자시티 알샤티 난민촌 인근에 대형 양수기 5대를 설치한 일을 조명했다. 이를 작동시키면 시간당 수천㎥의 바닷물이 쏟아져 면 주 만에 터널을 침수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 방식이 실제로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가자지구는 좁은 땅에 200만 명 이상이 몰려있어 식수로 사용할 지하수 수위가 낮은 상태인데, 이미 농약 유출로 오염된 땅에 바닷물까지 쏟아진다면 깨끗한 물이 턱없이 부족해진다는 것이다.
벤-구리온 국립대 물 연구소의 아다르 에일론 명예교수는 “지하에 침투하는 (바닷물의) 양에 따라 지하수 수질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몇 세대 동안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는 장기적인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목마른 이웃을 가지는 것은 정치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물 전문가는 “다공성의 모래로 만들어진 터널은 여러 번 물을 퍼부어야 할 것”이라며 “특히 터널 일부는 이스라엘로 침투하기 위해 지어졌기 때문에, 바닷물을 쏟아부을 시 가자 국경 인근 이스라엘 우물에 소금이 뿌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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