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세대 교체와 외부 수혈에 방점을 둔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다.
롯데그룹은 6일 지주와 38개 계열사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혁신 지속을 위한 젊은 리더십 전진 배치 △핵심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위한 인재 재배치 △외부 전문가 영입 확대 △글로벌 역량·여성 리더십 강화 등으로 압축된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전무는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요직으로 전진 배치됐다. 새롭게 신설되는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을 맡아 바이오·헬스케어 등 신사업 관리, 제2의 성장엔진 발굴이라는 중책을 수행한다. 특히 그룹 미래성장 핵심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도 겸직하며 바이오 사업 경영에 직접 참여한다. 경영 행보를 화학 사업에서 바이오·헬스케어로 넓히며 3세 경영에 가속을 낼 전망이다.
신유열 전무는 2022년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대표이사,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 등 투자 계열사 대표직을 역임하며 재무에 대한 전문성을 높여왔다. 뿐만 아니라 롯데케미칼 동경지사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는데 기여했다.
경영 역량과 전문성이 검증된 내부 전문가들은 그룹 내에 전략적으로 재배치된다. 전략통으로 분류되는 이훈기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이 롯데 화학 사업군 총괄대표로 새롭게 부임한다. 신임 ESG경영혁신실장은 롯데정보통신에서 신사업과 디지털전환(DX)사업을 주도한 노준형 대표가 맡는다. 그는 메타버스, 전기차 충전, 자율주행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한 이력이 있다. 그룹 전반에 DX 전략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을 가속하겠다는 의지다.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국내외 사업경험을 보유한 외부 전문가도 적극 영입했다. 롯데물산 신임 대표로 내정된 장재훈 부사장은 23년간 부동산 관련 업무를 수행한 전문가다. 롯데e커머스 대표로 내정된 박익진 부사장은 맥킨지앤컴퍼니, ING생명, 어피니티에쿼티 파트너스 등 글로벌 기업에서 다방면의 컨설팅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신임 대표 역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물류 전문가로 영입을 진행 중이다.
외부에서 영입된 김소연 신임 롯데AMC 대표 또한 국내 첫 부동산 자산운용 여성 CEO로 기존 계열사의 자산 유동화 뿐 아니라 신규 부동산 투자를 더욱 활성화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기존 신민욱 롯데GFR 대표, 김혜주 롯데멤버스 대표에 이어 3번째 계열사 여성 CEO가 됐다. 여성 임원 규모 또한 확대된다. 전무 이상 고위 임원 중 여성 비중은 지난해 7.4%에서 올해 9.8%로 증가한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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