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도 워싱턴DC 인근 주택가에서 폭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용의자로 추정되는 한국계 남성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5일(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전날 버지니아주 알링턴 카운티에 있는 2층 주택이 폭발하고 그 안에 있던 집주인 제임스 유(56)가 목숨을 잃었다.
주택이 폭발하기 몇 시간 전인 4일 오후 인근 골목에서 유 씨가 '누군가'를 향해 조명탄을 발사하고 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이 오후 5시쯤 현장에 도착했을 때에는 유 씨가 자택으로 들어간 뒤였다. 유 씨는 경찰이 진입을 시도하자 총을 발사하며 대치했으며, 얼마 뒤인 오후 8시 30분쯤 집안에서 엄청난 폭발음이 들리며 주택이 무너져 내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된 당시 영상을 보면, 집이 폭발하면서 파편과 연기 기둥이 치솟으며 건물 파편이 이리저리 날아다닌다.
경찰은 “잔해 속에서 발견된 유해는 유 씨의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번 사고로 심각하게 다친 사람은 없으며 폭발 원인은 조사 중이다”라고 밝혔다. 다만 현장에 있던 경찰 3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이번 사건은 주택가에서 발생한 폭발 사건이라는 점 외에도 유 씨의 과거 기행으로 이목을 끌었다.
그는 이웃들이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여러 소송을 남발했고, 뉴욕타임스(NYT) 기자가 미 연방수사국(FBI)을 사칭하고 자신에게 접근했다고 FBI에 여러 차례 항의 전화를 넣었다.
WP가 공개한 법원 기록에 따르면 유 씨는 전처와 소송 끝에 2018년 이혼했다. 하지만 법원 명령 기한까지 전처에게 재산을 분배하지 않아 기소됐다. 법원은 지난 2020년 이번 폭발로 무너진 알링턴 주택을 매각해 재산을 매각하라고 했지만 이는 매각되지 않았다.
인근에서 매일 반려견과 산책을 나가는 샤니 위린지는 WP에 “그 집에서 사람을 목격했다면, 기적일 것”이라며 “이웃 아무도 그(제임스 유)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
서희원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