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한 작은 마을이 메뚜기 떼의 습격을 받았다. 나무에 열린 과일은 물론 나무의 잎사귀마저 모조리 갉아먹고 지나간 메뚜기 떼는 숲에서 더 이상 먹을 것이 없어지자 도시까지 진출해 사람들을 혼비백산하게 했다.
5일(현지시간) 멕시코 매체 포르에스토(Por Esto)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멕시코 유카탄주의 작은 마을 시난체에는 갑자기 수천마리의 메뚜기 떼가 몰려들었다.
마을 주민들은 이 메뚜기 떼가 약 한 시간 동안 머무르며 주민들이 마당에 키우는 과일나무는 물론 주변의 모든 식물을 닥치는 대로 갉아먹었다. 저녁쯤 더 이상 먹을 것이 없어진 메뚜기 떼는 마을을 떠나 시내로 자리를 옮겼고 쇼핑몰 거리와 아파트 단지 사이를 누벼 시민들을 놀라게 했다. 츄버나, 빌라스 오리엔테 등 인근 지역에서도 메뚜기 떼를 목격했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징그러울 정도로 하늘을 가득 메운 메뚜기 떼의 모습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자 네티즌들은 “세상이 종말을 맞이하고 있다는 신호인가”, “출애굽기에서 이집트에 내려진 재앙을 연상시킨다” 같은 반응을 보이며 경악했다.
시난체의 한 주민은 “허리케인 이시도어(2002년 9월 발생)가 지나간 뒤에도 메뚜기 떼가 들이닥쳤다”며 “당시 메뚜기 떼로 많은 농부들이 농작물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몇 주 후에 벌레가 나와 큰 피해를 입었다”고 이번 현상을 우려했다.
번식력이 강한 해충인 메뚜기는 떼로 몰려다니며 왕성한 식욕으로 농작물을 먹어치우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멕시코 지방 정부는 이를 모니터링하고 근절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6월에는 아프가니스탄이 '모로코 메뚜기' 떼 습격을 받았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은 이미 극심한 빈곤 상태인 아프가니스탄이 메뚜기 떼로 인해 더 큰 식량난을 겪을 수 있다며 밀 수확량의 최대 25%를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