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총선을 4개월여 앞두고 '인재 확보'에 총력을 쏟고 있다. 양당 모두 인재 영입 결과를 앞다퉈 발표하며 유치전에서도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다만 영입 인사의 자질 논란 후폭풍이 따랐던 과거 사례를 감안,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1일 1호 영입 인재로 환경단체에서 기후변화 관련 활동을 펼쳐온 여성 법률가 박지혜 변호사를 발표할 계획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30·40대 여성 경제 전문가를 중심으로 물색한 끝에 박 변호사가 낙점됐다”며 “11일 공식 영입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 기후단체인 플랜1.5에서 활동하면서 환경 분야 공익 활동에 집중해 왔다. 사단법인 에너지전환포럼 감사로도 활동 중이다.
민주당은 여세를 몰아 '도전'과 '혁신'의 가치를 대변할 기업인과 스타트업 창업가를 우선순위에 두고 영입 발표를 이어 갈 계획이다.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해 확장성을 꾀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는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두 차례에 걸쳐 영입식을 진행한다. 국민의힘과 달리 1~2명씩 영입 인재를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달 국민 추천제를 통해 접수된 인재에 대한 검증 또한 신중히 진행하겠다는 게 당의 입장이다.
국민의힘도 이에 질세라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낸다. 지난 8일 1차적으로 '국민 인재' 5명을 깜짝 발표했다. 당초 민주당과 같은 날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이슈 선점차원에서 앞당겨 발표했다.
앞으로 매주 5명씩 발표하고, 40여 명을 영입할 계획이다. 1차 인재 영입에서 하정훈 소아청소년과 의원 원장, 박충권 현대제철 연구개발본부 책임연구원, 윤도현 SOL(자립준비청년 지원) 대표, 구자룡 변호사,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등 5명을 선정했다. 분야별로 사회에 이바지하고 있는 전문가들로 채웠다.
인요한 혁신위가 제안한 과학기술·연구개발(R&D) 분야 전문가도 대거 충원한다. 이와 별도로 오는 19일에는 당 홈페이지를 통해 국민에게 추천받은 이들 중 10명을 영입 인사로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이들에게 국민 투표를 받아 전략공천 기회도 제공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재 영입 효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선거 직전에 영입한 새 얼굴이 자질 논란에 휩싸이는 등 물의를 빚은 사례가 적지 않은데다, 국회 입성 이후 당과 반대 행보를 걸으며 탈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국민의힘 1차 영입 인재를 두고도 잡음이 심상치 않다. 윤석열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이수정 교수와 '이재명 저격수' 구자룡 변호사 등을 두고 민주당 측은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대변할 사람들”이라고 혹평하며 깎아내렸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매번 총선 전 인재 영입을 통해 인적 쇄신과 당 분위기를 전환하고자 하지만, 당이 기대하는 만큼의 긍정 효과를 내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인재 영입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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