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신약들이 북미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미국에서 연 매출 3000억원 돌파도 기대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제품명 엑스코프리)는 올해 미국 매출 300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미국 세노바메이트 3분기 매출은 757억원으로, 이는 연간 미국 매출만으로 3000억 이상 매출을 올리는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면서 “현재 분위기로 올해 3000억원 돌파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세노바메이트는 국내 신약회사가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판매 허가 신청(NDA)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해 미국 식품의약청(FDA) 승인을 받은 최초 사례다. 2019년 11월 미국 FDA에서 성인 뇌전증 부분 발작 치료제로 시판 허가를 받고, 2020년 5월 미국에 출시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매년 약 2만명이 새롭게 뇌전증 진단을 받고 있다. 뇌전증 환자의 약 60%는 치료제를 복용해도 발작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다.
세노바메이트는 미국에서 1분기 매출 539억원, 2분기 634억원, 3분기 757억원으로 누적 19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매 분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9월 처방 수(TRx)는 경쟁 신약 출시 41개월 차 평균의 약 2배 수준이다. 4분기 반제품인 DP와 API를 포함하면 3000억원 돌파를 기대해볼 만하다는 분위기다. 이를 통해 4분기에는 글로벌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미국 매출의 매출총이익률은 90% 중반”이라며 “4분기 흑자전환 목표로 뛰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미국명 롤베돈)도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지 1년이 막 지나 시장에 안착해가고 있다. 롤론티스는 한미약품의 첫 번째 글로벌 바이오 신약이다.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암 환자에게 항암제 투여 시 체내 호중구 수치가 감소해 면역력이 떨어지는 부작용을 예방하는 목적으로 사용한다.
롤론티스는 올해 1분기 매출 1560만달러, 2분기 2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매 분기 200억~300억원 매출을 내고 있다”면서 “올해는 1000억원 정도를 기대하고, 향후 넉넉히 5년 내 3000억원 매출을 기대 중”이라고 전했다.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도 미국 내 매출이 확대되고 있다. 올해 미국 매출 700억원을 기대 중이다. 3분기 누적 나보타 해외 매출 935억원 중 미국 매출은 445억원이다. 글로벌 전체 나보타 매출은 1500억원 이상이 에상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전체 나보타 매출 1500억원 중 절반이 미국이기 때문에 700억원으로 예상한다”면서 “현재 나보타 생산은 풀가동하고 있으며, 이를 늘리기 위해 3공장 건설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새해 미국 시장에서 매출 6000억원이 기대되는 국내 신약도 있다. 셀트리온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피하주사(SC) 짐펜트라다. 셀트리온은 짐펜트라를 미국 내 신약으로 출시하기 위해 2건의 신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해 유효성과 안전성 결과를 확보하고, FDA 신약 허가 절차를 통해 허가를 획득했다. 셀트리온은 짐펜트라 출시 후 연 매출 6000억원 이상을 전망한다.
HK이노엔 케이캡도 현재 미국 3상을 진행 중이다. 2025년 미국 시장 본격 판매될 국내 신약으로 기대된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