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서비스모델 및 프로토타입 시연회'가 열렸다. 2025년 도입을 앞둔 AI 디지털교과서 개발을 두고 교육계 관심이 집중됐다.
시연회에서 공개된 프로토타입은 AI 디지털교과서 전체를 개발한 것이 아니었다. 시연회 목적 자체가 연구과제를 통해 교육과정 일부분을 단기간 개발, 현장에 시범 적용했던 성과를 보고·공유하는 것이었다.
현장에 참석했거나 실시간 영상회의 중계서비스를 본 교육 관계자는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한 교사는 “AI 디지털교과서가 기존 디지털교과서와 크게 달라진 점을 모르겠다”며 “교사가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AI 교육도구라기 보다 학생 혼자 자습하기 위해 만든 AI코스웨어와 같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중에 제공되는 스마트러닝 서비스와 큰 차이점이 없다고 덧붙였다.
에듀테크 기업 관계자는 “AI 디지털교과서인데 핵심인 AI가 보이지 않는다”며 “AI 알고리즘에 대한 설명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이나 냉정해 보이는 평가다. 현재 수준으로는 AI 디지털교과서를 성공적으로 만들기 쉽지 않아 보인다.
교육계가 생각하는 AI 디지털교과서 서비스 모델은 제각각 다를 수 있다. 누군가는 AI 디지털교과서를 'AI 챗봇(대화형 로봇)'으로 상상하거나 또는 수업 시간에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교육도구로 보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프로토타입 개발이든 시범서비스든 새로운 시도가 더 자주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시도 자체를 오답으로 규정해선 안 된다. AI 디지털교과서는 세계 최초 시도인 만큼 서비스나 시스템 개발이 하루아침에 완성되기 어렵다.
서책이 아닌 AI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하겠다고 한 것은 기업 자율성과 창의성, 다양성을 존중하겠다는 의미다. 기업 개발과정에서 시행착오와 피드백, 수정은 필수적이다.
AI 디지털교과서 개발은 이제 시작이다. 검정, 운영, 가이드라인 구성까지 앞으로 가야할 길이 아직 너무 많이 남아있다. 연구를 비롯해 시범사업, 가이드라인 개발 전반에 기업과 정부, 공공기관의 협력이 필요하다.
개발 주체인 기업과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또 수요자인 학교와 교사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장을 지속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교육계는 이번 시연회를 통해 서로의 기대와 생각이 얼마나 다른지 알게 됐다. 쓴소리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각자 생각하는 AI디지털교과서의 모습을 공유하고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가려는 지혜가 필요하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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