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일어날까 늘 불안한 마음이었는데 이젠 든든해요. 매일 전화로 이것저것 물어봐 주는 것도 고맙고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스마트빌리지 보급 및 확산사업' 일환으로 부산시가 올해 시작한 '빅데이터 기반 1인 가구 돌봄 서비스'가 지역 어르신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고독사 예방이라는 당초 목표 달성은 물론 생활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헬스케어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다.
'스마트빌리지 보급 및 확산사업'은 정보통신기술(ICT)로 지역 사회 디지털 전환과 삶의 질 향상을 지원해 균형 발전을 도모하는 사업이다.
'빅데이터 기반 1인 가구 돌봄 서비스'는 중장년층 1인 가구에 사물인터넷(IoT) 시스템을 구축하고, 실내·외 활동 데이터를 수집해 24시간 365일 긴급상황을 모니터링하는 관제서비스다. 실시간 원격 케어뿐만 아니라 사회적 고립을 비롯한 고독사의 실질적 문제점을 해소하자는 취지의 새로운 사회안전망 서비스다.
부산시가 주관하고 부산테크노파크가 사업을 위탁 받아 제로웹과 함께 수행하고 있다. 사업 대상지는 부산 금정구, 기장군, 남구, 영도구(가나다순) 4개 구·군이며 사업 기간은 지난 4월부터 올해 말까지다.
제로웹은 4개 구·군 내 250가구에 실증 환경을 구축하고 활동 정보를 수집 분석해 개인별 맞춤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집에 혼자 있다가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했는데 센서 설치 후 안심이 된다”, “아플 때 부르니 바로 와줘서 든든하다”, “매번 밝게 전화해 건강을 물어봐 주니 고맙다”, “함께 걷기 프로그램에 잘 갔다 왔다. 건강해지는 것 같다”, “떨어져 사는 자식들보다 낫다” 등 대부분 만족감을 표시했다.
특히 '도란도란' 서비스에 “위로가 많이 된다”, “늘 챙겨주는 사람이 옆에 있는 것 같아 좋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도란도란'은 전담 벨매니저가 매주 전화해 건강을 비롯한 안부를 묻고 소소한 생활 얘기를 나누는 밀착형 케어콜 서비스다.
'빅데이터 기반 1인 가구 돌봄 서비스'는 '도란도란' 외에도 '내벗', '길벗' 등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내벗'은 인근 주민과 어울려 대화하고 공연, 강연을 함께 듣는 지역 커뮤니티 문화 활동이다. '길벗'은 1시간 가량 코스를 산책하며 친구를 사귀고 건강을 증진하는 헬스케어 프로그램이다.
제로웹은 '도란도란' 케어콜 서비스로 신뢰를 쌓고, 이어 '내벗'과 '길벗' 등 외부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긴급상황에 실시간 대응해 고독사를 예방하고, 나아가 개인별로 적합한 활동 추천과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연계해 삶의 질을 높여준다. 이 서비스가 고독사 예방을 넘어 시니어 셀프케어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부산시와 부산테크노파크는 지역 독거노인 삶의 질 향상으로 중장기 지역 의료 및 복지 비용 절감이라는 경제적 파급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현 제로웹 대표는 “생체 정보와 활동 정보를 빅데이터 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직접 소통하며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한다. 또 맞춤형 프로그램을 연계해 신뢰도와 참여율을 높이고 있다”라며 “신체적·인지적·정서적 문제를 종합적으로 찾아 예방하고 해결하는 빅데이터 기반 비대면 사회안전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2021년 고독사 사망자 수는 총 3,378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50∼60대 남성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부산시는 전국 7대 광역시 가운데 노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정부는 2007년부터 독거노인 생활지도사 파견, 2014년 고독사 예방을 위한 시범사업 등 각종 고독사 예방 사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대부분 1차원적 방문 서비스에 그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부산=임동식 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