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13일(현지시간) 폐막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는 '기후 손실과 피해 기금'이 공식 출범했다. COP28은 폐막을 하루 미뤄가면서까지 최종 합의에 이르기까지 진통을 겪었지만, 이 기금은 일찌감치 합의를 이뤄냈다.
이 기금은 화석연료를 많이 써 기후위기 책임이 큰 국가들이 기후위기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개발도상국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됐다. 기후기금은 총회가 시작된 직후 합의를 이뤘다. 의장국인 UAE는 기후기금 출범에 대해 “역사를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기후기금에 모이는 공여금은 예상에 못 미치는 모양새다. 폐막까지 약 8억달러가 모였는데 UAE와 독일이 각각 1억달러를 내놨다. 미국은 1750만달러, 일본은 1000만달러를 약속하며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 대비 낮은 액수를 내놨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의 공여 규모는 아직 미정이다. 예상보다 합의가 빠르게 이뤄지면서 재정당국과 충분한 논의를 하지 못했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다만 한국도 기후위기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합당한 규모의 재원을 공여해야 한다는 게 국제사회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로 학술지 '원 어스'에 따르면 한국은 1990년부터 2020년까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70%를 배출했다. 세계 9위 규모로, 배상금 규모는 517조원에 이른다.
한국은 국제회의에서 '글로벌 중추국가'가 되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그 동안에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가교 역할에서 한 단계 나아가겠다는 취지다. 기후기금에 대한 출연은 중추국가로서의 책임을 보여주는 첫 단추가 될 것이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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