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우리나라는 21세기 국가 총력전이라는 '반도체 전쟁'에서 한 걸음 더 앞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빌럼알렉산더 국왕 초청으로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 대통령은 한-네덜란드 비즈니스 포럼 등을 끝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말튼 디얼크바거 NXP 최고전략책임자(CSO) 등 양국 기업인 200여명이 참석한 포럼에서 윤 대통령은 '포니' 자동차로 시작된 양국의 산업 협력이 반도체를 넘어 원전과 수소 등을 비롯한 첨단산업까지 확장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국 기업과 기관은 포럼 이후 첨단산업·무탄소 에너지·물류·농업 등 분야에서 총 19건의 협력 양해각서(MOU) 및 계약 19건을 체결했다.
앞서 마르크 뤼터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선 '반도체 동맹(semiconductor alliance)'에 서명했다. 양국이 반도체 공급망 위기를 함께 극복할 협력 관계를 구축한 게 골자다. 미국, 일본, 영국에 이어 반도체 장비 강국 네덜란드까지 설계·소부장(소재·부품·장비)·제조의 반도체 전 주기를 연결하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동맹 형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네덜란드는 세계 1위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을 보유한 반도체 최강대국으로, 비메모리 분야, 특히 소재와 장비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우리나라엔 필수 협력 대상이다. ASML은 최첨단 2나노 공정이 가능한 클린룸을 외국 정상 중 최초로 윤 대통령에게 공개하기도 했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현지 프레스룸 브리핑에서 “2나노 기반 반도체 양산에는 ASML의 차세대 극자외선(EUV) 장비가 필수적인데, 연간 생산 가능 규모가 20대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차세대 EUV 장비의 안정적 확보가 향후 반도체 초미세화 경쟁의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한미 공급망 산업 대화, 한일 반도체 민간협력 대화, 한영 반도체 협력네트워크를 차근차근 체결하며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