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3000만 관광객 위해 공유숙박 규제 완화해야

서원석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
서원석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

6월 방탄소년단 데뷔 10주년을 맞아 'BTS 페스타'가 열렸다. 숙소가 없어 머물 곳을 찾고 있다는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가 있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6월 방한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은 96만명에 불과했는 데 이같은 일이 발생한 것이다.

정부와 서울시가 목표로 삼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이란 숫자는 산술적으로만 따져보면 한 달 기준 250만명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과연 3000만명 관광객이 방문할 수 있는 인프라와 여건이 갖추어져 있는 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호텔이나 리조트 등을 새로 건설하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투자비용에 따른 리스크도 크다. 공유숙박을 활성화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공유숙박은 이미 존재하는 기존 공간을 활용한다. 건설기간이 필요없다. 즉시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할 수 있다.

세계 관광 트렌드는 단체관광에서 개별관광으로 이동했다. 개인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숙소에서 색다른 경험을 하는 여행을 원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 세계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한국에 대한 관심을 실제 방문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트렌드에 맞게 숙소의 차별화가 필요하다. 한국의 주거형태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숙소를 갖추고 외국인 관광객이 다양한 숙소를 쉽게 예약할 수 있도록 접근성도 높여야 한다.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공유숙박 관련 규제 개선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 현재 한국은 도시민박에 관해 강력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주거시설을 숙박시설로 제공하려 해도 불법숙박이 돼는 경우가 많다.

서울에서 공유숙박을 하려면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으로 등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주민이 전입신고를 하고 직접 거주해야 한다.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 아파트 등을 제외하고 오피스텔 같은 원룸형 주거시설은 아예 등록할 수 없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 홍보를 위해 관사의 빈 방을 에어비앤비로 내놓으려다 건물 연면적이 230㎡ 이하라는 규제에 막혀 실패한 사연도 화제가 된 바 있다.

현실적이지 않은 수준으로 주민 동의를 요구하는 규제도 있다. 엄격한 등록요건은 주거시설을 활용해 공유숙박업을 제공하려는 시도를 막는다. 이는 불법을 양산하는 동시에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한 우리의 준비 수준을 의미하는 '관광수용태세'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공유숙박 규제 완화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허용 가능한 건축물을 도심 상업지역 내 오피스텔 등 원룸형 시설로 확장해 외국인 관광객이 쉽게 도시관광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실거주 조건과 같이 소비자가 원치 않는 무의미한 규제도 없애야 한다. K컬쳐와 포스트 코로나가 맞물린 현재 이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 된다.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규제 개선이 시급하다.

관광객 만족도와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해 현 시점의 숙박제도를 '수요자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전향적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 최근 세계에서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공유숙박에 대한 규제완화가 시급하다.

서원석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 wss114@kh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