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답정너 비대위(?)' 되나…한동훈으로 좁혀졌으나 결론은 아직

내년 총선을 이끌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유력하게 부상했지만 당 안팎에선 여전히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18일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도 한 장관으로 다수의 의견이 모아지는 분위기였지만 결론을 내진 못했다. 이런 가운데 한 장관은 이날 공개 일정을 이례적으로 취소하면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렸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3일 오후 경기 성남시청에서 열린 '교정시설 수용자 의료처우 개선 및 공공보건의료 서비스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 협약식을 마친 뒤 현장에 있던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3일 오후 경기 성남시청에서 열린 '교정시설 수용자 의료처우 개선 및 공공보건의료 서비스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 협약식을 마친 뒤 현장에 있던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이날 오후 국민의힘 당 지도부와 원외 당협위원장 등 200여명이 참석한 연석회의에서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인선을 두고 찬반 논란이 이어졌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연석회의 직후 “많은 의견을 들었지만 의견이 모였다고 표현하기보단 중요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다”며 “필요한 절차가 조금 남아있기 때문에 그 과정 이후에 제가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적인 의견 수렴 여부'와 관련해 그는 “더 해야하는 과정이 있다”고만 언급했다.

윤 대행은 결심 시점에 대해 “시간을 많이 끌지 않겠다”면서도 “다만 앞으로 이틀간 예산안 처리와 관련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할 과정이 남아있어 종합적으로 보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오는 25일을 전후해 비대위원장을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한 장관쪽으로 비대위원장 인선이 기울었지만, 우려도 적지 않게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찬성하는 쪽은 한 장관의 높은 지지율, 대야 투쟁력, 참신성, 지지층 결집, 중도 외연 확장 등에서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반대하는 쪽에선 대통령 최측근이자 검사출신으로 인해 '내리꽂기' 이미지가 많이 입혀진 상황이라 야당 공세 대응이 힘들다는 것을 우려했다. 오히려 '한동훈 비대위' 체제가 역풍을 가져올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한동훈 장관에 대해 모두 호감을 갖고 있으며 역량에 대해 어느 정도 인정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예찬 최고위원은 “8대 2 정도로 한 장관을 원하는 분위기였다”며 “지금 아껴 쓸 때가 아니다. 보석이라면 빨리 써야 한다고 해 공감이 됐다”고 강조했다.

한 원외 당협위원장은 “한 장관이 당의 수장인 비대위원장직을 맡는 거 보다는 선대위원장이 더 나은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며 “국민들이 보기에 '검사당'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지난주 금요일 비상의원총회에서는 20여명이 직접 발언대에 나와 추천 후보와 자격 기준 등을 놓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당시에도 한 장관이 적임자가 맞느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그러다 주말을 지나면서 사실상 한 장관으로 선택지가 좁혀진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한 장관은 이날 외부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 오전에도 청사로 출근하지 않고 비공개 외부 일정만을 소화했다. 다만 19일 오전 국무회의와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는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르면 19일 공석인 국가정보원장 등 외교안보 핵심 라인에 대한 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한 장관이 이번 인사 명단에 포함될지 여부도 관심이다. 다만 이번 개각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한 장관은 새 비대위원장 임명시 즉각 사의를 표명하고, 새 장관 후보자 지명 전까지 '대행체제'를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