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프트웨어(SW) 기업 어도비가 디자인 SW 기업 피그마와 200억달러(약 26조원대) 규모 합병 계획을 취소했다.
어도비는 18일(현지시간) 지난해 피그마와 체결했던 합병 계약을 종료하기로 상호 합의했다고 밝혔다. 어도비가 지난 2022년 9월 발표한 피그마 인수 계획 발표한 이후 15개월 만이다. 사상 최대 규모의 SW 업체 인수로 당시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화와 영국 경쟁시장청이 두 회사 합병이 경쟁을 저해한다는 잠정 조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영국 시장경쟁청은 지난달 말 어도비의 피그마 인수가 영국의 디지털 디자인 부문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잠정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미 법무부 역시도 어도비의 피그마 인수를 막기 위해 반독점 소송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최고경영자(CEO)는 “어도비와 피그마는 경쟁당국이 내놓은 조사 결과에 반대한다”며 “독자적인 길을 가는 게 양사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어도비는 피그마에게 약정된 해지 수수료 1조 3000억원(10억달러)을 지급한다. 창업한 지 10년된 피그마는 해지 수수료로 조직을 재정비하고, 공개 상장을 목표로 할 전망이다.
딜런 필드 피그마 CEO는 “기대했던 결과가 아니다”라며 “세계 규제 당국과 수천 시간 동안 우리의 비즈니스, 제품, 서비스 시장 간 차이점을 설명했지만 더 이상 당국 승인을 받을 수 있는 길이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