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애플페이 서비스를 도입하며 국내 카드사 간편결제 지형이 요동칠 전망이다. 국내 점유율 50%를 차지한 신한·현대카드를 기반으로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결제 인프라가 대거 확장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한카드가 빠르면 내달부터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함에 따라 NFC 결제 시장이 빠르게 개화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KB국민카드도 애플페이 연동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국내 전업카드사 1~3위가 모두 애플진영에 합류하게 된다.
애플페이는 2023년 현대카드와 손잡고 국내 서비스를 개시했으나, 지금까지 NFC 기반 단말기 등 인프라 확충, 교통카드 연동, 수수료 문제 등으로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대형 카드사들의 애플페이 도입으로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보급률(약 10%)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커졌다. 가맹점들은 한 대당 평균 20만원에 달하는 단말기 설치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아직 현대카드만 연동돼 있어 중소형 가맹점은 설치를 꺼려하고 있다.
하지만 신한카드 애플페이 진영 합류로 NFC 결제 보편화도 빨라질 전망이다. 신한·현대카드의 국내 카드점유율은 50%에 육박하고, 보유 가맹점 수도 최다 수준이다. 이미 애플페이 등장 이후 국내 카드사들은 새로운 카드 상품을 출시할 때 NFC 결제 방식을 활용하는 결제 기능을 필수로 포함하고 있는 데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NFC 결제가 이미 보편화돼 국내도 보급 확대도 이제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애플페이 사용 확산을 위한 교통카드 연동 이슈도 진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애플페이 사용 확산을 위해 티머니와 교통카드 도입 테스트를 진행, 기술적 문제는 완료됐으나 수수료 문제 등이 아직 과제로 남아있다.
밴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애플페이를 사용하는 이용자가 적은 상황에서 교통카드 연동은 매우 중요하다”며 “교통카드는 모두가 사용하기 때문에 이 기능만 구현되면 애플페이 사용자가 늘어날 중요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까지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하며 관련 문제 해결에 빠르게 속도를 내 삼성페이와 견줄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 교통카드 기능을 앞세워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한 삼성페이와 치열한 고객 쟁탈전도 예상된다.
다만, 높은 수수료 문제는 여전히 해결할 과제로 남아 있다. 현대카드 애플페이 수수료는 0.15%로 중국, 이스라엘보다 많게는 5배나 높은 수준이다. 신한카드 애플페이 수수료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